뼈나 힘줄에 붙어있는 근육인 골격근이 치매 위험과 큰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연구팀은 지난 1일부터 진행된 미국방사선학회 연례 회의에서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발표는 미국과학진흥회가 운영하는 과학포털 ‘유레칼러트’가 소개했다.
연구팀은 치매가 없는 남녀 621명(평균 나이 77세)의 골격근 손실을 정량화하고, 이들 참가자를 약 6년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의 공동 책임 저자인 마릴린 앨버트 교수는 “골격근 손실이 치매 발병 위험을 대폭 높이므로, 이를 막으면 치매 위험을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른 위험 요인을 조정했을 경우 골격근이 많이 줄어든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치매에 걸릴 위험이 약 60%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골격근의 부피가 작을수록 기억력 종합점수, 기능활동 설문지 점수, 구조적 뇌 용적의 감소 폭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마찬가지로 공동 책임 저자인 카미야 모라디 박사는 "측두근의 두께와 면적을 측정해 비교한 결과, 나이가 들면서 골격근이 많이 감소하면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골격근은 체중의 약 30~40%를 차지하며,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골격근은 뼈와 연결돼 다양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한다.
나이가 들면서 골격근 양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런 노화와 관련된 골격근 손실은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는 노인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연구팀은 측두근 손실이 알츠하이머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지 조사했다. 측두근은 아래턱을 움직이는 데 사용되며, 몸 전체의 근육 손실을 나타내는 지표로 쓰인다.
모라디 박사는“일반화된 골격근 상태에 대한 잠재적 지표로 측두근 크기를 재는 것은 가벼운 치매 등 신경학적 질환으로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이미 촬영한 노인들에게 추가 비용이나 부담 없이 골격근을 정량화하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신경영상 이니셔티브' 코호트의 뇌 MRI 검사를 사용해 참가자의 골격근 손실을 정량화했다.
MRI 이미지에서 양측 측두근을 수동으로 분할하고, 이 근육의 총 단면적(CSA)을 계산했다. 결과에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발병률, 인지 및 기능 점수의 변화, 그룹 간 뇌 용적 변화가 포함됐다.
연구의 공동 책임 저자인 샤드푸르 데메리 교수는 "뇌 MRI를 통해 골격근 감소를 일찍 발견하면 신체활동, 저항훈련, 적절한 영양 공급 등을 통해 골격근 손실을 막을 수 있다"며 “이 같은 조치는 근육 손실을 예방하거나 손실 속도를 늦추고, 결과적으로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