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방부가 창군 이래 처음으로 장관 직무대리 체제에 돌입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의 빈 자리를 김선호 차관이 대리한다.
이날 국방부는 "대통령의 국방부장관 사의 수용에 따라 오늘부터 신임 장관 임명 시까지 김 차관이 장관 직무대리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48년 7월 17일 국방부가 창설된 이후 국방부 차관이 장관의 직무대리 체제로 움직이는 건 처음이다.
후임 장관이 지명되면 청문회를 거쳐 취임 전까지 전임 장관이 업무를 수행해 왔다. 특히 국방부는 국가 안보와 직결돼 있어 이러한 관례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확산했고, 김 장관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된 상태여서 직무대리 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긴급 소집된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질의에는 김 차관이 직무대리 자격으로 참석한다.
김 차관은 육군사관학교 43기로 육군 제22사단 부사단장과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 2차장, 합동참모본부 전력기획부장 등을 역임했다. 군에서 마지막 보직은 수도방위사령관이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최병혁 주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지명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같은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언론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사의를 표명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사의를 재가하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한 김 장관은 전날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최 후보자는 육군사관학교 41기로 1985년 임관해 육군 22사단장, 5군단장, 육군참모차장,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등을 역임했다.
정 실장은 "국방·안보 분야 전반에 넓은 식견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야전 경험이 풍부한 작전 전문가"라며 "헌신적 자세로 임무를 완수하고 규정을 준수하는 원칙주의자로 상관에게 직언할 수 있는 소신도 겸비해 군 내부에서 두터운 신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방·안보 분야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높은 식견을 바탕으로 굳건한 한미동맹에 기초해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는 등 군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적임자라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긴급 대국민 담화를 갖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김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 선포가 불가피하다"는 취지로 비상계엄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의 면직에 따라 5일 예정된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도 김 장관은 불출석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김 장관을 출석시켜 이번 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 파악에 나설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