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건의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 “책임 통감” 사의 표명

2024-12-04 20:43

“계엄 사태로 인해 장병들이 비난받아서는 안 돼” 주장
9월 인사청문회 땐 "나라도 계엄 안 따르겠다" 발언하기도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는 모습. 국방부에 따르면 김용현 장관은 이날 밤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개최해 이처럼 지시했다. 김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직접 계엄을 건의했다. 계엄 선포를 위해선 형식상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건의하게 돼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뉴스1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는 모습. 국방부에 따르면 김용현 장관은 이날 밤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개최해 이처럼 지시했다. 김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직접 계엄을 건의했다. 계엄 선포를 위해선 형식상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건의하게 돼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뉴스1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모든 책임을 인정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김 장관은 4일 오후 6시 13분 국방부가 발표한 공식 입장을 통해 “비상계엄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혼란과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깊이 책임을 통감한다”며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선포는 김 장관의 직접적인 건의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인 김 장관은 안보 위기와 내정 불안이 중첩된 상황에서 계엄 선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강력히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계엄 선포 직전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부분의 국무위원이 반대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엄이 강행됐다.

윤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불과 150분 만에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면서 사실상 무효화됐다. 이날 새벽 국무회의에서는 계엄 해제가 공식적으로 의결됐다.

김 장관은 입장문에서 비상계엄 사태로 임무를 수행한 군 장병들을 언급하며 “비상계엄과 관련한 모든 명령은 나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병들의 헌신과 노력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이번 계엄 사태로 인해 장병들이 비난받아서는 안 된다”며 책임 소재를 명확히 했다.

김 장관은 “현재 계엄은 해제됐고 국민들은 일상을 회복하고 있지만, 국내 정치와 안보 상황은 여전히 엄중하다”며 “국방부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국방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기 직전인 오후 5시 35분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의안과에 김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제출했다. 민주당은 계엄 사태의 혼란과 국가적 위기를 초래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장관은 입장문 말미에서 “군은 국가 방위와 국민 안전을 위해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국방부와 군은 현재의 혼란을 극복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장관 후보자 신분이었던 지난 9월 2일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부승찬 민주당 의원 등이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국민과 군은 계엄령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 장관은 당시 “지금의 대한민국 상황에서 계엄을 한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용납하겠나. 군이 과연 따르겠는가. 저라도 안 따를 것 같다”며 “계엄 문제는 너무 우려 안 하셔도 될 것”이라고 했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