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령 대혼란 속에… 갑자기 주가 '급상승' 했다는 대기업 정체

2024-12-04 17:16

정부 규제 완화 기대로 주가 급등했을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 계엄 선포 후 단 6시간 만에 해제가 이뤄지며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증시에서 이례적인 현상이 포착됐다. 정국 불안으로 코스피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카카오 그룹' 주가가 홀로 급등세를 보이며 시장 주목을 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계엄 선포 후 단 6시간 만에 해제가 이뤄지며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증시에서 이례적인 현상이 포착됐다. 정국 불안으로 코스피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카카오 그룹' 주가가 홀로 급등세를 보이며 시장 주목을 받고 있다.   / 네이버, 뉴스1
윤석열 대통령 계엄 선포 후 단 6시간 만에 해제가 이뤄지며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증시에서 이례적인 현상이 포착됐다. 정국 불안으로 코스피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카카오 그룹' 주가가 홀로 급등세를 보이며 시장 주목을 받고 있다. / 네이버, 뉴스1

▣ 코스피 하락 속 카카오 상승세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는 전장 대비 8.50% 상승하며 4만 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22년 11월 11일(15.55% 상승)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카카오페이는 이날 22.49% 급등하며 3만 2950원으로 장을 마감, 올해 기록한 하락분 절반 이상을 단 하루 만에 회복했다.

카카오게임즈(3.80%), 카카오뱅크(2.35%) 역시 강세를 보이며, 카카오 주요 계열사들 시가총액은 전날 대비 2조 7700억 원 증가한 38조 170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스피가 1.44% 하락 마감하며 침체된 흐름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 정치적 리스크와 주가 반등

이번 카카오 상승은 비상계엄 사태가 불러온 정치적 리스크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계엄 선포와 그에 따른 탄핵 추진 가능성이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으면서, 윤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카카오에 대한 투자 심리가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 자료사진. / 뉴스1
카카오뱅크 자료사진. / 뉴스1

카카오는 최근 몇 년간 정부와의 마찰로 인해 여러 사법적, 규제적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7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은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혐의로 구속됐으나 10월에 석방됐다. 이는 윤 정부 출범 이후 IT 대기업 창업주가 구속된 첫 사례로, 당시 "도주 우려"가 구속 사유로 언급되며 큰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카카오택시 독점적 지위를 비판하며 "매우 부도덕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현직 대통령으로서 특정 기업을 직접 비판한 이례적인 사례로, 이후 카카오 계열사들은 IPO(기업공개) 제동, 공정거래위원회의 지배구조 지적 등으로 잇따른 규제 벽에 부딪혔다.

▣ 탄핵 가능성과 반사이익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안이 발의되고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카카오와 같은 IT 대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내 IT 업계 연구원은 "정치적 불안이 카카오와 같은 대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기대하게 만들었다"며 "특히 카카오페이의 경우 내년 증권 및 보험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이미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 / 뉴스1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 / 뉴스1

▣ 향후 전망

카카오 그룹 주가 급등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장기적인 상승세 신호인지에 대한 분석은 엇갈리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규제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지만, 카카오 핵심 사업 부문인 모빌리티, 페이먼트, 게임 분의 성장이 지속된다면 긍정적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와 경제가 복잡하게 얽힌 이번 사례는 기업 환경이 단순히 시장 논리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카카오 주가 상승이 한국 경제와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