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일부 후보들 공약이 충청남도 천안 지역사회 반발을 사고 있다. 이들이 제시한 공약이 국가대표 축구팀 훈련센터 운영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을 다루며, 천안에 조성 중인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NFC)를 사실상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 천안 NFC, 2019년 선정부터 현재까지
2019년 대한축구협회는 경기도 파주에서 운영하던 '파주 축구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의 사용 협약 종료를 앞두고 차기 국가대표 훈련장 건립지로 천안을 선택했다. 이에 협회는 천안시와 협력해 충남 천안시 입장면 가산리 일대 44만 9341㎡ 부지에 NFC를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천안시와 협회가 각각 2335억 원과 1550억 원을 투입해 총 3885억 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천안시는 축구장 4면과 생활체육시설, 실내체육관, 축구 역사박물관 등의 건립을 맡았으며, 대부분의 공사가 이미 완료된 상태다. 반면 대한축구협회는 축구장 5면, 스타디움, 실내 훈련장, 선수 숙소 등의 시설을 담당하고 있으며, 지난 3월 착공한 이후 현재 약 34%의 공정률을 기록하고 있다.
▣ 지역사회 우려와 반발
그러나 내년 1월 8일 예정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일부 후보들이 NFC의 가치를 반감시킬 수 있는 공약을 내세우면서 천안 지역사회는 큰 반발을 보이고 있다. 허정무 후보는 '파주 NFC와 천안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투트랙 운영 방안'을, 신문선 후보는 '축구협회 사무실 천안 이전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각각 공약으로 발표했다.
천안시는 이 공약들이 NFC 원활한 운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4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자치단체와 협회가 신뢰를 바탕으로 맺은 협약을 헌신짝처럼 져버리는 행태는 시민과 도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지역 주민 목소리를 외면한 무책임한 득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천안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는 지역사회와 축구계 중요한 자산으로, 이런 논쟁이 지속되면 천안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축구 전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천안시축구협회 역시 이러한 공약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며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협회는 조만간 축구인들의 의견을 모아 해당 공약의 철회를 호소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 정몽규 회장에 대한 기대감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정몽규 회장에 대한 일부 기대감이 드러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내부에서는 기존 NFC 사업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지역사회 반발을 잠재울 방안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회장이 천안 NFC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발표할 경우, 지역사회 신뢰를 회복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4선에 도전해 천안축구센터 건립 사업 등을 자기 손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