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에 진입한 무장 계엄군이 현장에 있던 일부 인원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4일 새벽 중무장한 계엄군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창문을 파괴하며 강제 진입했다. 이들은 특수전용 K1 기관단총, 방탄모, 방탄조끼로 무장했으며 일부는 야간투시경까지 착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군용 헬기를 이용해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구성원들은 사무실 집기로 본회의장 출입문을 봉쇄하고, 직원들은 소화기를 분사하며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한 계엄군이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대변인과 몸싸움을 벌이다 그를 향해 총구를 겨누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안 대변인은 계엄군의 총을 잡으며 "부끄럽지도 않냐. (총) 놔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번 사태는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대통령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통해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자유 대한민국을 재건하고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이끄는 계엄사령부는 자정을 앞둔 11시, 제1호 포고령을 발표했다. 계엄사는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 활동을 전면 금지했다. 언론·출판에 대한 통제도 시작됐다.
의료계 파업 사태 해결을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계엄사는 파업 중인 전공의를 비롯한 모든 의료인에게 48시간 내 복귀를 명령했으며, 불응 시 계엄법에 따른 처벌을 예고했다.
계엄사는 '반국가세력'과 '체제전복세력'을 제외한 일반 시민의 불편은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포고령 위반자는 영장 없이 체포·구금·압수수색이 가능하며, 계엄법 제14조에 따라 처벌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약 2시간 반 만에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면서 무효가 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재석 190인 중 찬성 190인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4일 새벽 1시 59분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에게 계엄 해제 요구 통지서를 발송하고 "계엄법 제11조에 따라 국회가 계엄 해제를 요구한 경우에 대통령은 지체 없이 계엄을 해제하고 이를 공고해야 한다. 대통령은 이 계엄법을 따라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침묵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