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공식품을 많이 먹으면 건선 발병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27일 프랑스 파리 에스트 크레테이유대 피부과 에밀리 스비디안 교수팀은 초가공식품과 건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초가공식품은 원재료를 여러 공정으로 가공해 더 이상 원형이 남아있지 않은 식품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음료수, 초콜릿, 사탕, 아이스크림, 치킨 너깃, 감자튀김, 라면, 햄 등이 있다.
건선은 피부에 각질이 생기고 염증이 지속되는 만성 질환이다. 다양한 크기의 붉은 발진이 생기며 그 위에 각질이 겹겹이 쌓인다. 건선은 팔꿈치, 다리, 무릎, 두피 등 눈에 잘 띄는 부위에 발생해 정신적 고통도 크다.
정상적인 피부 세포는 약 28일 주기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지만, 건선 환자의 경우는 세포 교체 기간이 과도하게 빨라져 죽은 세포가 떨어져 나가지 못하고 쌓이면서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연구팀은 1만 8000여명의 건강과 식단 데이터를 분석했다. 실험 대상자를 초가공식품 섭취량에 따라 세 집단으로 나누고, 건선 환자 수를 비교했다.
그 결과, 초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집단이 적게 섭취하는 집단보다 건선 발병 위험이 36% 더 높았다.
연구팀은 "초가공식품을 섭취하면 신체 염증 수치가 올라가는데, 피부 세포 염증이 건선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정확한 기전을 밝히지 못했으므로, 향후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내에서도 초가공식품 섭취량이 높다. 2022년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하루 식이 에너지 섭취 중 약 26%를 초가공식품으로 섭취하고 있다.
초가공식품은 원재료명을 보고 판단할 수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카제인, 유당, 글루텐, 말토덱스트린, 고과당 옥수수 시럽, 경화유, 향미 강화제 등이 함유돼 있으면 초가공식품이라고 정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