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대구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 원인이 스프레이 살충제(에프킬라) 발화로 추정되고 있다.
3일 대구 수성경찰서는 경찰·소방·가스안전공사가 참여한 합동 감식 결과 부탄가스 용기가 폭발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부탄가스 용기는 안전 기능이 작동해 폭발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부탄가스 통은 터지지 않았다"며 "거주자가 '펑' 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한 점으로 볼 때 폭발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스프레이형 살충제(에프킬라)가 발화해 폭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장 감식에서도 스프레이형 살충제 에프킬라 캔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는 아파트 거주자 A 씨가 곰탕을 끓이기 위해 가스버너를 켜놓고 잠든 사이 발생했다. 불은 아파트 내부로 빠르게 번져 48세대가 연기 피해를 입었고, 이 중 9명이 구조됐으며 21명은 자력으로 대피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소방서 추산 약 1억 6500만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화재보험 가입 현황도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아파트 단지가 공동주택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었으나, 개별 세대 중 상당수가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피해 보상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화재의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나, 현장이 심하게 훼손돼 조사가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성구는 피해자들을 위해 임시 거주처를 마련했으나 현재 모두 퇴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