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빵은 건강에 좋아 많은 다이어터와 웰빙 식단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인기에 비해 맛은 그리 좋지 않다. 왜일까?
과거 유럽에선 검고 거친 호밀빵은 평민이, 희고 부드러운 백밀빵은 귀족이 먹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호밀빵에 섬유질과 오메가 3 지방산, 아연과 철분이 풍부하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백밀빵에 들어있는 정제 탄수화물이 건강에 그리 좋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제는 호밀빵이 더 귀한 취급을 받고 있다.
게다가 호밀빵은 낮은 혈당지수(GI)를 가지고 있어 백밀빵에 비해 탄수화물 흡수 속도가 느리고 혈당이 천천히 상승한다. 이는 인슐린 분비를 억제해 지방 축적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이 점에서 호밀빵은 단순히 칼로리 감량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신체 대사 기능을 개선해주고, 감량 후에도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좋은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호밀빵은 맛이 없다. 퍽퍽하고 거친 식감과 다소 심심한 맛 때문에 호밀빵을 먹기 어려워 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굳이 이렇게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호밀빵을 만드는 난이도가 백밀빵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빵의 주재료인 밀의 알곡은 겉껍데기인 겨와 눈, 그리고 눈에 양분을 공급하는 배젖으로 이뤄져 있다. 곡물의 몸통이 바로 배젖이다. 백밀빵의 재료인 흰밀가루는 겨와 눈을 도정해 다 깎아내고 남은 배젖만을 빻아 만든다.
반면 호밀빵의 경우 도정 작업을 거치지 않고 곡물을 통째로 빻아 겨와 눈이 전부 섞이는데, 이 때문에 빵의 필수 공정인 발효가 힘들어진다. 겨와 눈의 알갱이는 물리적으로, 효소는 화학적으로 빵의 식감을 좋게 만들어주는 글루텐의 발달을 방해하는 것이다.
거기에 현대에 들어오며 건강식품이라는 이름을 얻은 호밀빵은 제조 과정에서 소금이 아주 적게 들어가거나 아예 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설탕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렇다 보니 백밀빵에 비해 맛과 식감이 좋지 않은 건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맛있는 호밀빵을 고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보기에 진한 갈색인 빵을 고르는 것이 좋다. 높은 온도에서 제대로 구워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또한 재료 및 성분 분석표를 잘 확인해 맛을 해치는 대체 감미료가 들어가지는 않았는지, 소금은 제대로 들어갔는지 확인하는 편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