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상 손해에 대해...' 동덕여대가 총학생회를 겨냥해 오늘 발표한 입장문 (전문)

2024-12-02 17:13

“위법행위에 대한 증거는 차고 넘친다”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며 본관을 점거한 학생들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과 형사 고소에 나선 가운데, 총학생회가 본관 점거 해제를 조건으로 학교 측의 사과를 비롯한 5가지 요구사항을 밝히며 사태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100주년기념관 일대가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래커 시위'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 뉴스1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며 본관을 점거한 학생들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과 형사 고소에 나선 가운데, 총학생회가 본관 점거 해제를 조건으로 학교 측의 사과를 비롯한 5가지 요구사항을 밝히며 사태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100주년기념관 일대가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래커 시위'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 뉴스1
동덕여자대학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본관 점거를 이어가고 있는 총학생회를 강하게 비판하며 즉각적인 점거 해제를 촉구했다.

비대위는 2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치밀한 계획에 의한 불법 점거와 도를 넘는 위법행위에 대한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총학생회는 불법행위의 잘못을 인정하고 즉시 점거를 해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이번 사태를 두고 “대학 발전 방향 중 하나인 공학 전환 논의 과정에서 발생한 사태”라며 “대학 발전을 위한 논의는 누구나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기본 권리”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학생들의 반대로 논의를 전면 철회하라는 요구는 억지이며 독선”이라고 비판하며 “폭력으로 반대 의사를 표출한 주체가 대학에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비대위는 총학생회가 불법 점거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총학생회는 점거 해제를 조건부로 내세우며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반성과 책임감이 결여된 태도”라며 “불법행위의 주동자로서 자신들의 잘못을 회피하려는 명분 없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일부 학생들의 우발적 행동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불법 점거에 대한 명백한 증거가 넘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점거로 인한 피해도 크다고 비대위는 강조했다. “본관 점거로 인해 수십억 원에 이르는 재산적 손해가 발생했으며, 학사행정 업무의 차질로 많은 구성원이 정신적 피해를 겪고 있다”며 “대학은 점거에 참여한 학생들의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대위는 본관 점거로 인한 학사행정업무 차질 역시 수업 방해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출결 처리는 객관적이고 엄격해야 한다. 이는 학점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출석한 학생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대학의 중요한 의무다”라면서 “그럼에도 협박과 종용에 의해 불가피하게 수업 거부에 동참한 학생들이 있다는 점을 참작하겠다. 그들이 피해 받지 않도록 학사일정과 방법 등을 고려하겠다. 하지만 더 이상의 수업 방해는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비대위는 총학생회가 공학 전환 논의의 비민주적 진행을 문제 삼으며 대학 측의 사과를 요구한 데 대해 강한 반박을 내놨다. “대학이 무엇을 사과해야 한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대학 구성원 모두가 권리와 책임을 공유하는 상황에서 특정 집단이 반대한다고 논의를 철회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총학생회는 지난달 30일 대학본부를 향한 요구안을 발표하며 본관 점거 해제 가능성을 언급했다. 요구안에는 △공학 전환 논의 방식에 대한 사과 △밀실 논의 금지 △차기 총학생회와의 추가 논의 △학생 의견 수렴 구조체 구성 △수업 거부에 따른 출결 정상화 △외국인 재학생의 학위 취득 과정 명확화 등이 포함됐다.

비대위는 이에 대해 “조건부 점거 해제를 논할 자격은 없다”며 “지금이라도 이성적으로 판단해 점거를 해제하고 책임을 받아들이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점거가 길어질수록 참여 학생들이 져야 할 책임은 더 무거워질 것”이라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비대위는 이번 사태가 길어지면서 동덕여대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이 미치고 있다고 했다. 비대위는 “대학의 위상이 추락하면서 학생들의 취업길마저 막히고 있다”며 “점거에 동참하지 않은 다수의 학생까지 사회적 편견과 불이익을 감당해야 하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끝으로 “이번 사태와 관련된 모든 위법행위에 대해 엄중히 대응할 것”이라며 “불법행위의 주동자들은 즉각적으로 자신의 책임을 자각하기 바란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며 본관을 점거한 학생들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과 형사 고소에 나선 가운데, 총학생회가 본관 점거 해제를 조건으로 학교 측의 사과를 비롯한 5가지 요구사항을 밝히며 사태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100주년기념관 일대가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래커 시위'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 뉴스1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며 본관을 점거한 학생들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과 형사 고소에 나선 가운데, 총학생회가 본관 점거 해제를 조건으로 학교 측의 사과를 비롯한 5가지 요구사항을 밝히며 사태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100주년기념관 일대가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래커 시위'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 뉴스1

<입장문 전문>

총학생회에 대한 대학의 입장문

이번 사태의 위법성에 대하여 일말의 반성과 책임감 없는 총학생회의 태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아래와 같은 대학의 입장을 밝힙니다.

- 이번 사태는 두 단과 대학의 발전방향의 하나인 공학 전환 논의 중에 발생하였습니다. 총학생회는 이를 전면 철회하고 사과하라는 주장을 합니다. 무엇을 사과하라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대학 발전을 위한 논의는 누구나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대학의 장래와 구성원의 미래는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대학은 학생뿐 아니라 교수, 직원, 동문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권리와 책임을 가지고 있는 학교의 구성원입니다. 일부 학생들이 반대하니까 무조건 논의를 철회하라는 주장은 억지이자 독선입니다. 더욱이 반대 의사를 폭력으로 행사한 당사자가 오히려 대학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입니다.

- 불법시위와 점거를 하고 있는 총학생회는 조건부 점거 해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불법점거에 대한 반성과 책임감은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이번 불법행위는 총학생회가 주동한 것이 아니라 일부 흥분된 학우들의 우발적 행동이었다고 이해하기 어려운 변명만 하고 있습니다. 치밀한 계획에 인한 불법 점거, 도가 넘는 위법행위 등에 대한 증거들은 넘칩니다. 대학은 불법행위의 참여 정도를 엄격히 구분할 것입니다. 아직도 본관 점거를 볼모로 비상식적인 요구를 하는 총학생회의 주장을 일축합니다. 총학생회는 지금이라도 불법행위의 잘못과 책임을 인정하고 빨리 점거를 해제하십시오.

- 출결 처리는 객관적이고 엄격해야 합니다. 이는 학점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출석한 학생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대학의 중요한 의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박과 종용에 의해 불가피하게 수업 거부에 동참한 학생들이 있다는 점을 참작하겠습니다. 그들이 피해받지 않도록 학사일정과 방법 등을 고려하겠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수업 방해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본관 점거로 인한 학사행정업무 차질 역시 수업 방해의 일환입니다.

- 이번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수십억에 이르는 재산적 손해는 물론 많은 구성원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대학의 이미지와 위상이 나락으로 떨어져 취업의 길은 막막하기만 합니다. 무엇보다 가슴 아픈 일은 이번 사태로 인하여 시위에 참석하지 않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가혹한 사회적 편견과 불이익을 감당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대학은 총학생회를 비롯한 주동 학생들에게 그 책임을 엄격히 묻겠습니다. 아직도 불법행동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은 지금이라도 본인이 져야 할 책임에 대해 이성적으로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점거가 길어질수록 책임은 무거워집니다. 대학은 엄정하게 대응할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2024. 12. 02

동덕여자대학교 비상대책위원장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