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 선수 이해인이 3년 만에 은반에 복귀했다.
1일 열린 2024 KB금융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에서 이해인은 총점 190.64점으로 5위를 차지하며 복귀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번 대회는 2025~2026 국가대표 선발을 위한 중요한 경기였다. 이해인은 이 대회를 통해 내년 2월 열리는 4대륙선수권대회 출전권을 확보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상위 3명에게 4대륙선수권대회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ISU 규정에 따라, 7월 1일 기준으로 만 17세 이상이어야 대회 참가가 가능하다. 이해인보다 랭킹이 높은 선수들은 대부분 만 17세 미만이었고, 이해인은 연령 요건을 충족한 선수들 중 김채연과 윤아선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출전권을 얻을 수 있었다. 2025-2026 시즌 국가대표는 종합선수권대회 성적을 포함해 결정되지만, 일단 이해인은 태극마크를 달고 4대륙선수권에 출전하게 됐다.
지난 5월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이탈리아에서 열린 훈련 중 숙소에서 술을 마시고, 미성년자인 선수를 숙소에 불러 성적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이해인에게 3년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이해인은 상대 선수와 연인 관계였고, 성적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반박했다. 결국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징계 효력 정지를 결정했다. 덕분에 이해인은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17번째 순서로 프리스케이팅에 나선 이해인은 은반에 등장하자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그녀가 점프와 각종 과제를 완벽하게 수행할 때마다 관중들은 열렬히 갈채를 보냈다. 큰 실수 없이 연기를 마친 이해인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만족감을 드러냈고, 고득점이 나오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해인은 “국가대표 자리를 다시 얻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잘 알고 있다”며,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어 “지난 시간이 힘들었지만 많은 걸 배운 시간이었다”며, “앞으로 피겨 선수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해인의 목표는 2026년 동계올림픽 출전이다. 그는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이 제 꿈이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해인은 팬들의 응원에 대해 “연기를 할 때, 팬들과 눈을 마주치며 응원을 들었다”며 “다시 응원해주는 팬들을 보니 정말 힘이 났다”고 밝혔다.
이해인은 연맹과의 갈등 구도로 비춰지는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연맹과 대립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개인적으로 억울하고 답답한 부분을 바로잡고 싶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생긴 오해와 논란에 속상한 마음을 전한 이해인은 "빙상 발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연맹과 더 성숙한 자세로 긍정적인 관계를 만들어가고 싶다"며, "팬들과 빙상계 관계자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2025~2026 한국 여자 피겨 싱글 국가대표 1차 선발전 순위
1위: 김채연 (총점 213.51점)
2위: 신지아 (총점 203.68점)
3위: 김유성 (총점 199.11점)
4위: 윤아선 (총점 193.44점)
5위: 이해인 (총점 190.64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