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시청률 고공행진 중인 MBC 새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관련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시청자 ‘수어 희화화’ 항의에 제작진이 사과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1일 맥스무비 단독 보도에 따르면 최근 '지금 거신 전화는' 시청자 의견 게시판에는 극중 ‘수어 통역’ 장면을 지적하는 내용의 항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앞서 지난달 26일 자로 모 대학교 수어 동아리가 ‘수어 희화화에 대한 사과 요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는가 하면, 그에 앞서 22일 또 다른 시청자가 “청각장애인 수어 통역을 조롱거리로 삼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제작진은 각 지적에 답글을 달아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고개 숙였다.
문제가 된 장면은 지난 22일 방송된 ‘지금 거신 전화는’ 첫 회 속 뉴스 방송 장면이다. 모 대학교 수어동아리는 “수어 통역사가 ‘산사태’를 통역하던 중 (방송)송출 오류로 ‘산’ 수어가 반복적으로 등장했다”면서 “극 중 제작진이 해당 수어를 보고 수어를 마치 손가락 욕으로 여기며 당황해하고, 나아가 아나운서가 ‘산’ 수어도 아닌 대놓고 손가락을 들어 보인 채 비웃으며 ‘이거 산이죠? 뫼 산? 제대로 먹여줬네요? 엿. 아니, 뫼 산’이라는 대사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장면은 “수어를 청인의 오락거리로 삼는 드라마의 부적절한 행태”라면서 “농인에게 사과할 것”을 제작진에 요구했다.
이어 “농인과 수어에 대한 비하와 무지로 가득 찬 작품에 분노한다”면서 “이는 단순히 개별 작품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대중문화업계 전반에 농인과 수어를 바라보는 왜곡된 피상적인 인식이 얼마나 팽배해있는지 여실히 드러낸다”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또 다른 시청자도 해당 장면 등을 언급하며 “모욕적이고 당황스러웠다”며 “비장애인이 청각장애인의 소통 수단인 수어를 이런 식으로 모욕하고 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제작진은 “해당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희화화하거나 조롱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제작 과정에서 농인들과 한국 수어가 겪어온 어려움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반영하려는 노력이 부족했음을 겸허히 인정한다”며 “앞으로도 작품을 관심 있게 시청해 주시고, 모자란 점 있다면 지적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은 대통령실 대변인(유연석)의 아내인 수어 통역사(채수빈)가 납치되고 이후 협박전화가 남편에게 걸려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3년 전 정략결혼한 채 서로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두 사람이 다시 다가가는 과정 속에서 아내는 남편 앞에서 말을 하지 못하는 설정을 담고 있다. 수어는 두 사람이 닫혀 있던 마음을 열고 진정으로 소통하게 되는 중요한 매개체로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