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대장주 비트코인(BTC)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친비트코인 기조에 힘입어 연일 역대급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최근 시장은 롤러코스터와 같은 변동성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29일(이하 미국 동부 시각) 기준 비트코인은 9만 8000달러(약 1억 3685만 원)를 회복하며 다시 10만 달러(약 1억 3965만 원) 돌파 기대감을 키웠으나, 불안정한 조정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24시간 전보다 3.34% 상승한 9만 8194달러(약 1억 3712만 원)를 기록했다.
같은 날 오전 10시 20분에는 9만 8750달러(약 1억 3790만 원)까지 치솟으며 상승세를 보였으나, 이후 등락을 반복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지난 22일에는 역대 최고가인 9만 9800달러를 기록하며 10만 달러 돌파 기대감을 자극했지만, 26일 9만 달러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이후 27일 다시 9만 7000 달러대로 회복하는 등 시장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친암호화폐 정책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상승 랠리를 이끌었지만, 최근의 조정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자들의 매도세가 겹치면서 하방 압력이 커졌고, 시장은 단기적인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10만 달러라는 심리적 저항선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Bitwise)의 안드레 드라고시 연구 책임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 중이던 투자자들이 최근 랠리에서 대규모로 매도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인한 차익 실현 매물이 시장에 풀리며 추가 상승 동력을 약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중개업체 트레이드 네이션(Trade Nation)의 데이비드 모리슨은 10만 달러가 비트코인 추가 상승의 진입장벽은 아니더라도 "상당히 높은 허들"처럼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심리적 저항선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매도와 매수 간의 힘겨루기를 유발하며 시장의 방향성을 불명확하게 만들고 있다.
CNBC는 최근 뉴욕증시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기반의 옵션 상품이 거래된 점도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옵션 상품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자체를 구매하지 않고도 적은 비용으로 가격 변동에 베팅할 수 있는 금융 상품이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수익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시장의 단기적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2021년 비트코인 선물 ETF가 승인됐을 때도 나타났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하며 6만 900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단기 조정에 들어가며 시장은 큰 폭의 하락세를 경험했다. 이처럼 ETF와 같은 파생상품의 도입은 암호화폐 시장에 유동성을 증대시키는 동시에 변동성을 확대하는 양면성을 지닌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기대감 속에서도 투자자들의 신중한 움직임이 교차하며 방향성을 탐색하는 단계에 있다. 전문가들은 10만 달러 돌파를 위한 지속적인 상승 동력이 필요하며, 이는 규제 완화와 같은 정책적 지원은 물론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 회복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