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열린 제45회 청룡영화상에서 영화 ‘파묘*가 여우주연상, 감독상, 촬영조명상, 미술상을 포함한 4개 부문에서 트로피를 거머쥐며 화제를 모았다.
한국적인 공포 소재를 활용해 천만 관객을 동원한 해당 영화는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는 쾌거를 이뤘다.
'파묘'는 풍수지리와 무속인을 중심으로 한 독창적인 스토리와 현실감 있는 연출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올해 2월 개봉 후 단기간에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으며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공포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흥행 성적을 기록한 것은 물론, 평단에서도 극찬을 받으며 청룡영화상에서 다관왕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한국적 소재를 활용한 공포 영화의 흥행은 '파묘'뿐만 아니라 과거 흥행작 '곡성'과도 자연스럽게 비교된다.
◆ 곡성
2016년에 개봉한 '곡성'은 굿, 무속인 등 한국만의 오컬트를 독특하게 풀어내며 687만 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이끌었다.
당시 '곡성'은 단순한 공포를 넘어 미스터리와 긴장감을 결합한 독특한 연출로 국내외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곡성'의 스토리는 평화롭던 시골 마을에 낯선 외지인이 등장하며 시작된다.
이후 의문의 사고와 죽음이 이어지면서 마을 사람들의 공포는 극대화된다.
주인공 전종구(곽도원)는 경찰서 경사로,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을 수사하던 중 자신의 딸에게도 이상 증세가 나타나자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황정민이 연기한 무당 일광은 딸의 이상 증세를 해결하기 위해 종구의 가족이 부른 인물로, 이야기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또한 외지인(쿠니무라 준)은 연쇄 사건의 중심으로 의심받는 일본 출신 인물로, 그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영화의 공포는 최고조에 달한다.
무명(천우희)은 사건 현장에서 계속 나타나는 미스터리한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곡성'은 당시 공포영화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고 할 만큼 호평을 받음과 동시에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이른바 열린 결말로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실제로 네이버 관람평에서는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드는 영화", "되게 토론하고 싶은 영화 .. 진짜 나랑 같이 봤던. 관객들 붙잡아서 의견을 묻고 싶은 영화", "난해한 거 싫어하시는 분들 비추천", "결말을 봤는데도 너무 찝찝하다" 등의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곡성'은 한국적 오컬트를 신선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기존 공포 영화와 차별화된 스토리와 연출로 흥행과 작품성을 동시에 잡았다.
'파묘'와 '곡성'의 성공 사례는 한국의 전통적이고 지역적인 소재가 현대적 스토리텔링과 결합해 얼마나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두 작품은 한국적 공포 영화가 국내외 영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입증하며 앞으로의 한국 영화 제작에 새로운 영감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