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도 안 통하던 데뷔 30년 차 배우를 '천만 배우'로 만든 한국 영화가 있다. 정우성이 주연을 맡은 영화 '서울의 봄'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또 한 명의 천만 배우가 탄생했다.
30년의 연기 경력을 쌓아온 정우성은 이번 영화로 처음으로 천만 배우 타이틀을 얻었다. 데뷔 30년 만에 이루어낸 이 성과는 그동안의 노력과 시간이 만들어낸 결과로, 2023년은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해가 됐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서울에서 발생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저지하려는 9시간을 그린 정치 스릴러 액션 누아르 영화다. 김성수 감독이 연출을 맡고,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한 이 작품은 2023년 11월 22일 개봉 이후 33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2024년 1월 13일에는 범죄도시 2의 기록을 넘어섰고, 2020년대 가장 큰 흥행작으로 자리잡았다.
정우성은 영화에서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을 맡아, 그동안 쌓아온 연기 내공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는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에서는 얼굴 근육을 전면적으로 활용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반대로 섬세한 순간에서는 표정과 제스처를 절제하며 깊은 감정을 전달했다. 이를 통해 그의 연기는 더욱 깊이 있고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서울의 봄은 역대 개봉작 중 역대 31번째 천만 영화이자, 한국 영화 중 22번째 천만 영화다. 정우성이 주연한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을 기록한 작품은 2008년 개봉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 668만 명이 관람했다.
정우성은 1994년 구미호로 데뷔한 이후, '청춘의 아이콘'이라는 이미지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외모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에서 폭넓은 연기를 펼치며 진정한 배우로 성장했다. 그의 연기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깊고 무게감 있게 변했다. 눈가와 미간의 주름을 보면, 그 주름마저도 마치 연기의 일부분처럼 느껴진다.
한편, 서울의 봄은 29일 열린 제4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과 함께 남우주연상(황정민), 편집상, 최다관객상 등 4개의 상을 수상했다.
<정우성 한국영화 출연작 누적 관객수 순위>
1위. 서울의 봄 (2023) – 1312만 명
2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2008) – 668만 명
3위. 감시자들 (2013) – 550만 명
4위. 더 킹 (2017) – 531만 명
5위. 강철비 (2017) – 445만 명
6위. 헌트 (2022) – 435만 명
7위. 신의 한 수 (2014) – 356만 명
8위. 내 머리속의 지우개 (2004) – 256만 명
9위. 아수라 (2016) – 259만 명
10위. 증인 (2019) – 253만 명
11위. 강철비2: 정상회담 (2020) – 181만 명
12위. 똥개 (2003) – 139만 명
13위. 데이지 (2006) – 91만 명
14위. 새드 무비 (2005) – 90만 명
15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2020) – 62만 명
16위. 유령 (1999) – 66만 명
17위. 마담 뺑덕 (2014) – 47만 명
18위. 나를 잊지 말아요 (2016) – 42만 명
19위. 비트 (1997) – 34만 명
20위. 태양은 없다 (1998) – 32만 명
21위. 호우시절 (2009) – 28만 명
22위. 선물 (2009) – 22만 명
23위. 구미호 (1994) – 17만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