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는 흥미진진한 전개와 강렬한 캐릭터로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초반 높은 몰입도를 끝까지 유지하지 못하고, 결말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용두사미(龍頭蛇尾)’형 드라마들이 종종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곤 한다.
이러한 사례로 꼽히는 몇몇 작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 JTBC ‘재벌집 막내아들’ (2022)
2022년 방영된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가 비서가 회장 손자로 환생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내며 큰 화제를 모았다. 송중기, 이성민 등 화려한 캐스팅과 긴박한 스토리는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결말에서 주인공 환생 설정이 모호하게 처리되며 전체적인 스토리가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다. 많은 시청자들은 이러한 결말이 초반 몰입감과 비교해 아쉽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 (2022)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1990년대말에서 200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한 청춘 로맨스로, 풋풋한 첫사랑과 스포츠 정신을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김태리와 남주혁 뛰어난 연기와 감성적인 연출이 돋보였지만, 마지막 회에서 주인공들이 결국 이별을 선택하고 각자 길을 걷는 결말이 그려지며 큰 논란 아닌 논란을 모았다. 이 같은 전개는 현실적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시청자들은 갑작스러운 전개에 막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 JTBC ‘미스티’ (2018)
JTBC ‘미스티’는 냉철한 앵커 고혜란(김남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살인 사건과 그 사건을 둘러싼 진범 등 요소가 극에 긴장감을 더하며 몰입도를 높였으나, 마지막에 남자 주인공 사망 암시, 핵심 캐릭터 떡밥 회수 등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마무리되면서 많은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샀다. 결말에서 더욱 명확한 정리가 펼쳐졌다면 작품 완성도가 더 높아졌을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2018-2019)
현빈과 박신혜가 주연을 맡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증강현실 게임을 소재로 한 독특한 이야기로 초반부에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중반부부터 스토리가 느슨해지고 주요 인물들 행동 동기가 명확하지 않아 결말 논리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열린 결말을 택하면서 시청자들은 큰 혼란과 실망을 느꼈다.
♦︎ 넷플릭스 ‘스위트홈 2, 3' (2023-2024)
웹툰 원작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은 생존 공포물로 전 세계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초반부 다채로운 캐릭터와 특수효과, 긴장감 넘치는 전개는 호평을 받았지만, 시즌 1 마지막에서 사건이 해결되지 않은 채 시즌 2를 암시하며 끝났다. 이는 후속 시즌 제작 특성상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단일 시즌으로 완성도 있는 결말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는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추후 공개된 시즌 2, 3에서는 1만큼의 완성도 있는 전개가 펼쳐지지 않아 시청자들 외면을 받았다.
♦︎ 디즈니플러스 ‘카지노’ (2022-2023)
‘카지노’는 최민식 열연과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로 화제를 모았던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복잡한 범죄 서사와 치밀한 심리전으로 초반에는 호평을 받았지만, 주요 갈등이 급작스럽게 마무리됨과 동시에 주인공 죽음이라는 충격 결말로 비판을 샀다. 시청자들은 큰 허무함을 드러내며 아쉬움을 표했다.
초반 몰입감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하는 용두사미 드라마들이 탄생하는 원인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보통 제작 일정 압박, 초반 설정 과도한 복잡성, 결말에 대한 제작진 고심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 드라마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용두사미형 결말은 작품 전체적인 완성도를 저해할 수 있다. 초반부터 결말까지 긴밀히 기획된 서사와 제작진 노력으로 더 많은 명작들이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