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창업자 방시혁(52) 의장이 4년 전 하이브 상장으로 약 400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한국경제신문은 29일 이는 방 의장이 당시 하이브 지분을 들고 있던 사모펀드(PEF)에 '기업공개(IPO)를 하겠다'는 조건으로 투자 이익의 30%가량을 받은 데 따른 것인데, 이 주주 간 계약 내용은 하이브 IPO 과정에서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이브는 상장 첫날부터 이들 PEF가 물량을 쏟아내며 급락했고, 1주일 만에 고점 대비 반토막 났다.
매체에 따르면 방 의장은 2020년 하이브(당시 빅히트) 상장 전 스틱인베스트먼트, 이스톤에쿼티파트너스(이스톤PE), 뉴메인에쿼티 등과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
방 의장은 이 계약을 통해 IPO 이후 이들 PEF의 매각 차익 중 약 30%를 받기로 하고, 기한 내 IPO에 실패하면 지분을 되사주기로 했다.
당시 스틱인베스트먼트는 하이브 지분 12.2%, 이스톤PE와 뉴메인에쿼티는 지분 11.4%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하이브는 2020년 10월 15일 화려하게 주식시장에 데뷔했다.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13만 5000원)의 두 배를 기록한 뒤 상한가(35만 1000원)로 직행하는 이른바 ‘따상’을 찍었다. 시가총액은 단숨에 11조원대로 올라섰다. 공모 청약에서 역대 2위 기록인 58조 4237억원이 몰려 방탄소년단(BTS) 인기를 실감케 했다. BTS가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미국 빌보드 1위 등 글로벌 음반 시장을 휩쓸던 시기다.
이 덕에 PEF와 방 의장 모두 큰돈을 벌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1039억원을 투자해 9611억원을 회수했다. 이스톤PE와 뉴메인에쿼티는 1250억원을 투자해 그에 못지않은 성과를 거둬들였다.
방 의장은 이들 PEF에서 총 4000억원 안팎을 받은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매체는 최대 주주가 상장 전에 PEF와 이 같은 계약을 맺어 사적 이익을 취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 계약은 한국거래소의 하이브 상장 심사 때는 물론이고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에도 공개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 이들 PEF 보유 지분의 23.6% 가운데 15.1%는 보호예수(주식 매매를 일정기간 동안 늦추는 옵션)가 걸리지 않았으며 PEF들은 상장 첫날부터 나흘 동안 지분 4.99%(상장 후 기준)를 쏟아내 4258억원을 현금화했다고 전했다.
상장 첫날 상한가(35만 1000원)로 치솟았던 하이브 주가는 1주일 만에 60% 하락했다. 보호예수에 묶이지 않았던 PEF들이 매물을 쏟아낸 영향이 컸다
이에 대해 하이브 측은 "주관사와 법률자문사 4곳 모두 '특정 주주 간 계약이어서 일반 주주에겐 어떠한 재산상 손해가 없다'는 의견을 내 증권신고서에 기재할 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매체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