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가 욕먹으면서까지 '4선 도전' 나선 진짜 이유

2024-11-28 14:11

정몽규 축구협회장 4선 연임 도전 배경에 관심 집중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4선 연임에 도전한다. 축구협회의 행정이 불투명하고 무능력하다는 질타의 목소리가 이어진 가운데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공정성 논란까지 더해져 축구협회와 정 회장을 둘러싼 부정적 여론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 회장이 세간의 거센 비판에도 불구하고 4선 연임 도전을 결심하게 된 진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선 연임에 도전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 연합뉴스
4선 연임에 도전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 연합뉴스
정몽규 회장이 심사숙고 끝에 4선 연임에 도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28일 스포츠경향은 정몽규 회장이 4선 연임 도전에 마음을 굳힌 배경은 대한축구협회가 천안에 건립하고 있는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사업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매체는 "정몽규 회장이 여론의 질타에서 4선 도전을 결심한 것은 한국 축구에 남길 자신의 유산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로 풀이된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 회장이 남기고자 하는 유산은) 천안시 입장면에 건립하고 있는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사업이다. 총 12면의 축구장과 체육관, 숙소, 사무 공간, 축구 박물관 등이 들어서는 대사업이다. 규모만 따진다면 기존의 파주트레이닝센터의 4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천안시의 지원과는 별개로 축구협회가 쏟아부은 사업비만 1549억 원(지난 8월 국회 제출 자료 기준). 협회는 615억 원의 마이너스 통장까지 개설했다. 정 회장은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가 프랑스의 클레르퐁텐처럼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지길 바라는데 (자신이 축구협회장에서 물러날 경우)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라고 했다.

매체는 또 자서전 '축구의 시대'에서 축구인으로 30년 인생을 살았다고 자부한 정 회장이 축구인들에게 재신임을 직접 묻는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도 이날 보도에서 정몽규 회장이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임기 연장 도전을 결심한 건 자신과 관련한 각종 논란과 의혹을 정면 돌파해 실추된 명예를 회복한다는 의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정 회장은 천안 대표팀 트레이닝센터(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립 사업을 자신의 손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계 인사는 매체에 "가족을 포함한 정 회장의 최측근은 4선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정 회장 자신은 3선을 거치며 지난 12년간 축구협회장으로 살아온 지난 행보가 실패로 낙인찍히고 물러나는 상황에 대해 탐탁지 않아 했다"라고 말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28일 정 회장이 4선 연임에 도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축구계가 술렁였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28일 연합뉴스에 "정몽규 회장이 12월 2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관련 서류를 제출해 연임 심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연임 심사서 제출과 함께 현 회장직 사퇴서도 축구협회에 내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축구협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도 이날 스포츠경향에 "정몽규 회장이 4선 연임 의지를 굳힌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13년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처음 맡아 3회 연속 회장직을 맡아온 정 회장은 네 번째 임기를 향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게 됐다.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최근 회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가 정 회장의 연임 도전을 허락한다면 축구협회장 선거는 두 사람의 경선으로 치러지게 된다.

정 회장의 4선 연임 도전의 첫 관문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승인을 받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거로 전망된다. 정부가 비위 혐의로 수사 의뢰한 데다 직무 정지까지 당한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도 최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로부터 3선 도전을 승인받았다.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는 내년 1월 8일 치러진다. 선거운영위원회는 다음 달 12일까지 구성될 예정이다. 다음 달 25일부터 사흘간 후보자 등록 기간이며 내년 1월 8일 선거 이후 1월 22일 정기총회부터 새 축구협회장의 임기가 시작된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