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4년 전인 2020년 개봉작이 올해 흥행작으로 손꼽히는 한국 영화 ‘탈주’를 제치고 넷플릭스 순위 2위를 차지했다. 이틀 연속으로 순위를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정체는 미국 액션 스릴러 영화 ‘헌트’(감독 크레이그 조벨)다. 낯선 사람들과 함께 의문의 지역에 갇혀 영문도 모른 채 사냥 당하고 있는 ‘크리스탈’(베티 길핀)이 자신들을 사냥하는 주체를 밝히고, 그들을 찾아 복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연기파 배우 베티 길핀, 힐러리 스왱크, 에단 서플리, 이크 바린홀츠, 웨인 듀발, 엠마 로버츠 등이 출연했다.
28일 기준 ‘헌트’는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순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날 1위는 ‘파일럿’, 3위는 ‘탈주’, 4위는 ‘티맥스 라이드’, 5위는 ‘애비게일’, 6위는 ‘전,란’ 7위는 ‘매복’, 8위는 ‘레디 오어 낫’, 9위는 ‘용의자’, 10위는 ‘스크림’ 순으로 집계됐다.
크레이그 조벨 감독이 연출을 맡은 ‘헌트’는 미국에서 2020년 3월 13일 개봉했으며, 국내에서는 같은 해 4월 23일 극장가서 관객을 맞았다. 상영 시간은 90분으로, 제작비는 총 1,400만 달러가 투입됐다. 상영 등급은 폭력적이고 잔인한 장면 등이 포함돼 청소년 관람불가 19금 판정을 받았다.
이 영화는 1924년 출간된 데스 게임 장르의 시초로 평가받는 ‘가장 위험한 게임(The Most Dangerous Game)’의 기본 설정을 차용했으나,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재구성되었다. 원작과의 유사성은 설정에 그칠 뿐, 전개와 결말은 독창적으로 변화되어 사실상 완전히 별개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미국 사회의 정치적 문제를 과감히 다루며 풍자와 비판의 시선을 던지는 작품이다. 이러한 점에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데, 미국 내부의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대해 깊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단순히 잔혹한 고어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갖춘 관객에게는 흥미로운 풍자극으로 다가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과도한 폭력성과 잔인함에 불쾌감을 느낄 수 있어 관람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비평가들로부터 엇갈린 평가를 받기도 했다. 블랙 유머와 긴장감 넘치는 연출, 현대 사회의 정치적 이슈를 풍자적으로 다룬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반면, 일부는 영화가 지나치게 양극화된 시각을 담고 있으며 고압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작품의 폭력적이고 풍자적인 성격은 개봉 전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으며, 현실의 사건들과 비교하며 적절성을 놓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엇갈린 평가 속에서도 주연을 맡은 베티 길핀의 열연은 대체로 호평을 받으며 주목을 끌었다.
한편, 장기간 넷플릭스 영화 순위 1위를 독주 중인 '파일럿'은 471만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극장가를 강타했다. 올여름 개봉한 작품 중 최단 기간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지난 7월 31일 개봉한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물이다. ‘원맨쇼’를 펼치는 조정석을 필두로 이주명, 한선화, 신승호 등이 다채롭게 열연한 가운데, 조정석은 극중 ‘한정미’ 연기를 통해 파격적인 여장에 도전, 코믹 연기의 정점을 찍었다.
영화 ‘파일럿’은 개봉일 당일에만 37만 관객을 동원했다. 개봉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 471만여 명 관객 몰이에 성공하며 여름 극장가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