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건조하고 찬바람이 불면 감기 같은 호흡기질환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단순 감기라고 생각했던 증상이 주요 사망 원인 4위로 꼽히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COPD에 대해 알아보자.
COPD는 기관지와 폐에 만성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 질환이 발생하면 끈끈한 가래를 동반한 기침, 호흡 곤란, 가슴 답답함, 전신 무기력증, 쌕쌕거리는 숨소리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COPD 환자는 염증이 지속되다가 기도가 좁아지고 폐포가 정상 기능을 못 하게 된다. 이로 인해 체내에 산소가 잘 공급되지 않아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른다.
가장 위험한 점은 여러 합병증을 불러일으키고, 심하면 사망할 위험도 있다는 것이다. COPD로 몸 곳곳에 산소가 잘 공급되지 않으면 내부 장기가 손상돼, 심근경색·협심증 같은 심장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COPD 환자 30∼40%가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함께 앓고, COPD 합병증으로 발생한 심장 질환 사망률은 약 30%에 이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COPD는 주요 사망 원인 질환 4위로 꼽힌다.
그러나 조기 발견은 쉽지 않다. 단순 감기나 천식 등 다른 호흡기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기 때문이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최준영 교수는 "오랜 흡연력이나 위험요소가 있는 사람은 정기적으로 폐 검진을 받고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진료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령층은 숨찬 증상을 단순 노화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COPD의 주요 원인은 흡연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COPD 발생 가능성이 높아 15~20%가 이 질환을 앓고 있다.
하지만, 비흡연자도 안심할 수는 없다. 유독물질, 공해, 미세먼지 등도 COPD의 위험요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공해에 자주 노출되거나, 유해가스가 많이 발생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COPD에 걸릴 수 있다.
정기검사를 통해 폐 건강을 점검하고 호흡기 증상이 발생하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COPD로 진단되면 약물치료와 재활치료를 병행한다. 완치는 어렵지만 꾸준한 치료로 좁아진 기관지를 확장해 편안한 호흡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증상이 갑자기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COPD 환자는 독감과 폐렴구균 백신 등 예방접종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단순 감기로도 증상이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유를 막론하고 담배는 즉시 끊어야 한다.
또한, 미세먼지 경보가 있는 날은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