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의 얼굴에 함부로 입맞춤을 하거나 손으로 만져서는 안된다는 강력한 경고가 나왔다.
영국 레스터대 프림로스 프리스톤 조교수(임상미생물학)는 지난 22일(현지시각) 호주 비영리매체 더 컨버세이션을 통해 이와 같이 경고했다.
아기는 면역체계가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감염 위험이 높다. 특히 태어난 지 3개월 이내의 신생아는 성인에 비해 호중구와 단핵구 같은 면역세포가 적다. 성인에게 가벼운 증상만 일으키는 감염도 아기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신생아는 헤르페스 바이러스, 연쇄상구균, 대장균 등에 특히 취약하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성인에게 구순포진을 일으키지만, 아기에게는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그나마 바이러스가 아기의 눈, 입, 피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경우엔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할 수 있지만, 바이러스가 온몸으로 퍼지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출생 후 첫 4주 동안 헤르페스 감염 위험이 특히 높다.
또한 신생아는 성인이나 어린이에 비해 감염성 박테리아에 더 잘 감염된다. 특히 B군 연쇄상구균(GBS) 등 세포 내 병원균 감염에 약하다. 세포 내 병원균은 숙주의 세포 안으로 들어가 살 수 있는 박테리아다.
아기가 GBS에 감염되면 패혈증, 폐렴, 수막염, 혈액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대장균 균주에도 쉽게 감염되어 폐렴, 수막염, 패혈증 등이 걸릴 수 있다.
프리스톤 조교수는 "아기는 헤르페스 바이러스 등 각종 미생물에 쉽게 감염되므로, 얼굴에 입을 맞추거나 얼굴을 만져선 안 된다”며 “부득이한 경우 아기의 발이나 뒤통수에 대신 입을 맞추면 감염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자선단체 '자장가 트러스트'는 신생아와 임산부의 54%가 감염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가족, 친구 등이 신생아에게 입을 맞추도록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아기의 부모는 다른 사람이 아기에게 입을 맞추거나 만지지 않도록 요청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 가족, 친구도 아기의 안녕을 위해 이런 요청에 불쾌감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 부모가 과잉 반응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특별한 이유로 아기에게 입을 맞춰야 한다면, 먼저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아기를 찾는 사람에게 어떤 활동성 감염병이 있고, 아기가 생후 1개월 미만이라면 방문을 삼가는 편이 좋다.
특히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다면 신생아에게 가까이 가지 말고 멀리서 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