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 숙주로 하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아이, 경찰들이 살렸다

2024-11-26 14:08

호흡곤란을 겪는 아이를 신속히 병원으로 후송

경찰이 한 아이를 위기에서 구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선행의 주인공은 바로 수원서부경찰서 고색파출소의 이종한(35) 경장, 김태영(39) 경사다.

두 경찰이 지난달 13일 오후 24분 근무를 하고 있을 때, 한 부부가 파출소에 급하게 뛰어 들어왔다.

부부는 남자아이를 안고 "아이가 숨을 안 쉰다"라고 소리쳤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Tsuguliev-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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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장과 김 경사는 아이와 엄마를 순찰차에 태우고 화홍병원으로 향했다. 파출소에서 병원까지의 거리는 약 3.3㎞로, 차로 10분 거리였다.

먼 거리가 아니었지만 다급한 상황에 더 빨리 병원에 도착하고자, 두 경찰관은 기지를 발휘했다.

사이렌을 울리며 전속력으로 달려 3분 만에 병원에 도착한 것이다.

당시 아이는 병원에서 돌발성 발진을 진단 받았다. 돌발성 발진은 주로 유아기에 발생하며, 3세 미만의 아이들에게서 95% 이상 발생한다.

돌발성 발진의 원인은 헤르페스 바이러스인 HHV-6 또는 7에 의한 감염이다. 이 바이러스는 유일하게 사람만을 숙주로 하므로, 인간 헤르페스 바이러스라고도 불린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Serenko Natalia-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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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성 발진의 증상은 다양하다. 주로 10일 전후의 잠복기를 거쳐 급작스럽게 39~41℃ 정도의 고열이 발생하고, 이 고열이 3~4일 정도 지속되다가 내려가면서 발진이 나타난다. 환아는 고열이 지속되는 동안 보통 몹시 보채고 식욕이 떨어지며, 열성 경련을 하기도 한다. 사연 속 아이는 고열,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었다.

발진은 주로 몸통, 목, 귀 뒤에서 나타나지만 얼굴이나 다리에 생기는 경우도 있다. 발진은 빠르게 사라져서 24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다. 또한 뒷머리, 목, 귀 뒤의 림프절이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 인후, 결막, 고막의 발적, 목젖이나 구개열 부위의 궤양이 동반된다.

돌발성 발진은 대증 요법을 이용하는 것 외에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보통 6~7일 정도 지나면 자연 치유된다. 해열제가 투여되며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앞서 생긴 발진은 껍질도 벗겨지지 않아서 흉터도 남지 않는다.

경찰관들이 병원에 호송한 아이는 제때 응급치료를 받고 현재는 건강을 회복했다. 아이의 부모는 "갑자기 아이의 의식이 흐려져 다급한 순간이었다"며 "경찰이 신속하게 후송해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이종한 경장, 김태영 경사 / 수원서부경찰서 고색파출소
(왼쪽부터) 이종한 경장, 김태영 경사 / 수원서부경찰서 고색파출소

4살 자녀의 아빠라는 이 경장은 "부모가 다급히 들어와 저희 몸이 먼저 반응했다"며 "어린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 부모의 절박한 마음이 이해됐다"라면서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