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를 대표하는 한국 드라마가 있다. 바로 MBC '전원일기'가 그 주인공이다. 이 작품은 1980년대부터 22년 동안 방영되며, 세월을 넘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1993년 2월 2일에 방송에서는 자체 최고 시청률 42%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이 드라마는 농촌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 속에서 시대적 변화, 세대 간 갈등, 가족애 등을 진지하게 풀어낸 이 드라마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우리 사회와 사람들의 삶을 그려낸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원일기는 단순히 흑백 TV에서 인터넷 보급까지의 기술적 변화를 넘어서, 도시와 농촌의 변화, 가족 관계, 개인의 고민 등을 진지하게 다뤄 진정한 국민 드라마로 자리잡았다. 드라마 속 정애란, 김혜자, 최불암, 고두심, 김수미, 김용건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은 생활연기의 진수를 선보였다.
특히 지난달 29일 김혜자는 '다큐플렉스 전원일기-김수미 배우 추모 특집'에서 '일용엄니'로 활약한 고 김수미를 두고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태어났다면 더 큰 배우가 됐을 것"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너무 많은 재능을 가졌지만, 이를 표현할 수 있는 역할이 적었던 점이 아쉽다"며 김수미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실제로 70대 중반까지도 드라마와 예능을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한 고 김수미는 연기에 대한 애정을 끊임없이 표현했다.
앞서 한 인터뷰에서 고 김수미는 "일터에 나가면 긴장감이 생기고, 연기는 나를 지탱하는 끈"이라고 말하며 연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연기뿐만 아니라 예능에서도 대중과 소통하며 자신의 매력을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MBC는 지난달 25일 별세한 김수미를 기리기 위해 특별 방송을 준비했다. 29일 방송된 다큐멘터리 다큐플렉스 전원일기 2021에서는 그녀의 과거 인터뷰와 함께 남긴 작품 속 장면들을 다시금 되새겼다.
이 드라마는 방송 당시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던 한국에서 농촌의 일상과 정을 그리며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향수와 감동을 전했다. 도시인들에게는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농촌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의 삶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전원일기는 22년 동안 방송되며 총 1088회라는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긴 방영 기간 동안 작가와 배우들은 소재 고갈에 직면했고, 김혜자는 자신의 책에서 "10년이 지나면서 소재 고갈로 작가가 집필을 거부했고, 나 역시 하차 의사를 여러 번 전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원일기는 시대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히 담아내며 TV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김수미와 함께한 전원일기는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한국 현대사의 변화와 함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전설적인 작품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새겨졌다.
한편, 전원일기는 MBC 공식홈페이지와 네이버 시리즈온 등을 통해 1회부터 다시보기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