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바다사막화 문제를 해결하고 연안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경북 포항시 남구 구평1리와 모포리 장기 인근 해역에 대규모 바다숲을 조성했다. 이는 해양수산부, 한국수산자원공단,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과 협력한 결과다. 포스코의 특허 기술을 활용한 인공 어초 ‘트리톤(Triton)’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바다사막화는 해양 생태계가 황폐화되는 현상이다. 해조류와 해초류가 감소하면서 어류와 해양 생물이 서식할 수 없는 환경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수온 상승, 남획, 환경오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가 바다숲 조성이다. 바다숲은 해조류와 해초류를 인공적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해양생태계 복원의 핵심 과정이자 탄소를 흡수해 저장하는 블루카본(Blue Carbon)의 주요 원천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11일 포항 구평1리와 모포리 해역에 트리톤 어초를 설치하며 바다숲 조성을 위한 기념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포스코 조경석 환경에너지기획실장을 비롯해 한국수산자원공단, 포항시, 경상북도 관계자, 어촌계 주민 등 50여 명이 참석해 뜻을 함께했다.
이번 바다숲 조성 사업은 지난 4월 포스코를 포함한 4개 기관이 체결한 ‘블루카본과 수산자원 증진을 위한 바다숲 조성’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 협약에 따라 약 69만 평(2.29㎢)에 달하는 축구장 320개 규모의 바다숲이 조성됐다. 트리톤 어초는 포스코와 RIST가 철강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철강슬래그를 재료로 개발한 친환경 인공어초 브랜드다. 철과 칼슘 같은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 해조류 성장과 광합성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포스코는 이번 프로젝트에 트리톤 어초 211기를 기부하며 10억 원을 투입했고, 해양수산부도 국비 10억 원을 지원했다. 특히 트리톤 어초는 해양 생태계 복원뿐 아니라 해양 생물 종의 다양성 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와 RIST는 트리톤 어초와 함께 바다비료를 활용해 해조류의 생장을 더욱 촉진할 예정이다. 바다비료는 철(Fe) 이온 상태의 철분을 공급해 해조류 서식을 돕는 물질로, 트리톤과 함께 사용할 경우 해조류의 길이 성장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에서는 경북도 수산자원연구원의 후원으로 개볼락 치어 2만 마리가 방류됐다. 개볼락은 빠르게 성장하고 시장 수요가 높은 어종으로, 어민들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를 포함한 4개 기관은 이번 바다숲 조성 사업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도록 2027년까지 3년간 사후 관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바다사막화 해소, 연안 생태계 복원, 블루카본의 저장 효과를 추적 조사하고, 해조류 블루카본의 국제 인증 획득을 위한 연구 협력도 강화한다.
포스코는 앞으로도 바다숲 조성 활동을 통해 해양 생태계 복원에 앞장설 방침이다. 바다사막화로 인해 생물 다양성이 감소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할 예정이다.
이번 바다숲 조성 사업은 포스코의 기술력과 공공기관의 협력이 만들어낸 성공 사례이자 바다사막화 문제 해결과 지속 가능한 해양 생태계 복원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