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할 때 귀찮다고 샤워기로 양치하다간, 병 걸릴 수 있습니다"

2024-11-24 15:38

샤워기 내부에 서식할 수 있는 비결핵항산균이 폐질환 일으킬 수 있어

샤워를 할 때 샤워기로 입을 헹구면 절대 안 된다.

샤워하면서 양치를 동시에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편하다는 이유로 샤워기 물로 입을 헹구곤 하는데, 마른 사람일수록 절대 해서 안 되는 행동이다.

비결핵항상균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샤워기와 폐질환의 정확한 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비결핵항산균이 샤워기 내부에 서식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Komsan Loonprom-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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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균은 호흡기를 통해 폐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감염원으로는 호수, 강, 토양 등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샤워기, 가습기, 오염된 의료기기 등이 있다. 샤워기 내부에 남아 있는 물에서 균이 증식할 가능성이 있다.

모든 사람이 비결핵항산균에 노출된다고 해서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사람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폐질환이 있거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결핵, 기관지확장증 등이 있는 상태에서 비결핵항산균에 노출되면 감염 위험이 높다.

장기 이식을 받았거나 자가면역질환으로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체질량지수(BMI)가 18.5 kg/m² 미만인 저체중인 사람에게서 비결핵항산균에 의한 폐질환 발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비결핵항산균 감염을 예방하려면 샤워기 위생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샤워기는 6개월마다 교체하는 것이 좋다. 샤워기 내부를 자주 청소하는 것도 중요하다. 분리한 샤워기 부품을 희석한 표백제에 담그고 작은 브러시로 구석구석 문질러야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Yaroslav Astakhov-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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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할 때 주의사항은 또 있다.

뜨거운 물로 머리를 감으면 두피가 자극을 받아 탈모가 생길 수 있다. 뜨거운 물은 두피를 손상시키고 유수분 균형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머리카락의 뿌리와 모낭은 물에 젖으면 평소보다 더 약해지는데, 물이 뜨거울수록 두피가 민감해져 머리가 잘 빠진다. 같은 이유로 머리를 말릴 때도 뜨거운 바람보다는 차가운 바람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게다가 뜨거운 물로 30분 이상 목욕하면 남성의 생식 능력이 감소할 수도 있다. 정자는 서늘한 환경에서 가장 잘 발달하며, 뜨거운 물에 의해 생식 능력이 감소되기 때문이다.

대한생식의학회 논문에 따르면 고환 온도 상승이 불임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연구에 따르면 불임 문제가 있는 남성 11명 중 5명이 몇 달 동안 온수 사용을 중단하니 정자 수가 491%나 증가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andysavchenko-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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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는 40도 이하의 미지근한 물로 하고, 10분 내외로 짧게 마쳐야 한다. 온도를 정확히 재는 것이 어렵다면 팔꿈치를 물에 댔을 때 '미지근하다'는 느낌이 드는 정도면 된다. 피부 건강을 위해서는 샤워 후 3분 이내에 피부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샤워 중 세수는 피부를 망치는 대표적인 습관이다. 샤워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의 수압이 피부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샤워를 할 때는 보통 뜨거운 물을 많이 사용하는데, 물의 뜨거운 온도 역시 피부 건강을 위협한다. 뜨거운 물에 오래 노출될 경우 유분이 과도하게 제거되면서 유수분 균형이 깨지고, 피부 장벽이 손상될 수 있다. 모세혈관이 확장돼 안면홍조가 나타나거나 악화할 위험도 있다.

따라서 피부를 위해서는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로 바로 세안하기보다, 세면대에 미지근한 물을 받은 후 피부를 부드럽게 문지르며 세안하는 것이 좋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