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위키트리 장해순 기자] 제천시에 정착해 생활터전을 잡은 고려인 동포가 500명을 넘어섰다.
제천시는 지난 11월 22일 기준 고려인 동포 이주정착지원사업 참여자가 502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본 사업 시행 후 1년 만에 거둔 성과다.
지난해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제정 후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에서 ‘생활인구’ 증가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펴내고 있는 가운데, 제천시의 이러한 성과는 단연 화제다.
인구감소 대응책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생활인구’는 특정 지역에 거주하거나 체류하면서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을 말한다. 세부적으로는 △등록인구(주민등록인구, 등록외국인)와 △체류인구(월 1회, 하루 3시간 이상 체류하는 사람)로 구성된다.
현재 생활인구 정책들이 ‘체류인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반해, 제천시에서 추진하는 고려인 이주사업은 ‘등록인구’가 대상이다. 이는 단순 방문자인 체류 인구수만을 늘리는 정책이 아닌 거주 정착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인구증가에 실효적인 정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천시의 완성도 높은 이주정착 프로그램과 지역특화비자와의 연계가 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제천시는 그동안 4개월간의 단기체류시설 제공, 한국어·한국문화 정착교육 프로그램 운영, 취업 및 주거지 연계, 보육·의료 지원, 법률·생활 고충 상담 등 이주 정착을 위한 전반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또한 의사소통 향상을 위해 한국어 회화 프로그램을 새롭게 개설, 재외동포지원센터 내 놀이방을 마련했다.
이와함께 고려인 동포 자녀를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공교육에 원활히 적응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도 마련하고 있다.
‘지역특화비자’ 시행도 고려인 동포 유입을 이끌고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역특화비자는 법무부가 시행하고 있는 정부정책으로, 일정 요건을 갖춘 재외동포에게 거주 및 취업 조건 완화, 배우자 취업활동 허가 등의 특례를 주는 제도다. 제천시의 경우 지역특화비자를 추진함으로써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제천시 관계자는 “동포가 제천 이주를 원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배우자 취업활동이 허용된다는 점이다”라며, “배우자 취업활동이 가족단위로 이주하는 고려인에게 큰 이점으로 작용해 신청자가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제천시에 이주한 동포의 배우자 취업률은 70%로 56명 중 39명이다. 육아를 제외 대부분의 배우자가 지역특화비자로 일을 하고 있다.
현재 이주 참여자 194세대 502명 중 이주를 완료한 세대는 83세대 205명으로, 완료 세대 중 자격증 취득 및 학업을 이유로 취업을 미룬 5세대를 제외 78세대 112명이 직장을 다니고 있다. 이러한 동포들의 경제활동이 인력난을 겪고 있는 지역 업체에 힘이 되고 있다.
이어, 이주 정착이 소비 증가로 이어져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으며, 83세대가 거주지를 마련함에 따라 주택시장에 신규 수요가 생기기 시작하였고, 가족 단위 동포 이주가 영유아 보육시설, 교육, 의료, 교통 등 인구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양한 영역에서 입체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김창규 제천시장은 “인구감소를 막기 위한 노력의 결실이 보이기 시작했다”라며 “고려인 이주로 생활인구가 증가하면서 우리 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