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전설 김병지가 강원FC와 재계약을 맺으며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다.
22일 춘천 사무국 기자간담회에서 김진태 강원FC 구단주는 "김병지 대표 없는 강원FC는 상상할 수 없다"며 최고 수준의 대우를 약속했다. 김병지 대표는 구단을 K리그1에서 역대 최고 순위인 3위로 이끌며 팬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1년 전 강등 위기에 처했던 팀이 놀라운 반전을 보여준 셈이다.
구단은 김병지 대표와 재계약하며 내년 시즌을 철저히 준비할 계획이다. 올해 강원FC는 경기당 1.65골의 공격 축구를 선보이며 관중 수가 전년 대비 36% 증가한 9028명을 기록했다. 상품 판매 실적도 작년 4억 200만 원에서 올해 12억 5000만 원으로 211% 증가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강원FC가 키워낸 시즌 MVP 후보 양민혁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 이적을 확정하며 한국 축구계를 뜨겁게 달궜다. 김병지 대표는 올해 성과를 언급하며 "역대 최고 순위와 최다 승점, 최다승을 기록했다. 내년에도 이런 성과가 지속될 수 있도록 강원FC의 정신을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원FC와의 재계약은 김병지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 앞에서 벌어진 ‘김병지 드리블 사건’으로 큰 고비를 맞았던 그가 이제는 축구계의 중요한 지도자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김병지는 이천수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2001년 '김병지 드리블 사건'의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당시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이던 히딩크는 경기 중 하프라인까지 드리블한 김병지에게 놀라며 박항서 코치에게 "병지 왜 저래?"라고 물었다. 박항서는 "쟤 가끔 저래요"라고 답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 일이 김병지가 월드컵 주전에서 밀려나는 계기가 됐다는 농담도 이어졌다.
김병지는 당시 컨디션이 좋지 않아 무릎 통증으로 인해 드리블을 이어가다 실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을 뺏긴 장소가 우리 벤치 앞이라 깜짝 놀랐다. 결국 공을 다시 가로채 팀에 전달했지만 속으로는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김병지는 영상을 다시 보며 당시 홍콩 팬들이 즐거워했던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인생은 쇼맨십"이라며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김병지는 선수 시절 K리그에서 ‘공격형 골키퍼’로 이름을 떨쳤고, 그만의 독특한 축구 스타일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현재 강원FC 대표로서 김병지는 과거의 아쉬움을 딛고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선수단과 구단 운영 모두에서 최고 성과를 기록하며 강원FC의 황금기를 열었다. 구단은 23일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다양한 팬 이벤트를 예고하며 시즌을 화려하게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