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해체 위기에 내몰렸던 광주 하남초등학교 ‘후암관악부’가 지역사회의 지원에 힘입어 부활을 알리는 음악을 연주했다.
‘후암관악부’는 지난 15일 학교 강당에서 ‘14번째 정기연주회’를 개최했다.
이번 연주회에는 하남초 4~6학년 학생 50여 명으로 구성된 관악부 회원을 비롯해 이유신 지휘자, 6명의 지도강사, 하남초 출신 트럼페티스트 박찬솔 씨 등이 참여해 ‘관악부 부활’을 목표로 지난 몇 년간 겪은 험난한 상황을 히어로 영화음악에 담아 선보였다.
또 어벤져스, 스파이더맨, 오페라의 유령, 캐리비안의 해적 등 익숙한 음악을 연주하며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냈다.
‘후암관악부’에게 이번 연주회는 어느 때보다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한때 호남예술제, 관악경연대회 등 주요 대회에서 상을 휩쓸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2020년 단원이 한자릿수로 급감했다. 여기에 지도강사까지 한 명, 두 명 이탈하면서 관악부 해체 여론까지 제기됐다.
관악부는 플루트, 클라리넷 등 다양한 악기가 함께 연주해야 하는 특성상 단원수가 50명은 되어야 한다. 초등학생의 경우 소리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규모를 더 키울 필요성도 있다.
하지만 후암관악부 해체 위기 소식을 들은 학교, 학부모, 동문회 등이 한마음 한뜻으로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유신 지휘자를 비롯한 학교, 학부모, 동문회는 1 대 1 레슨, 비대면 합주연습, 졸업식·입학식 등 작은 음악회 개최, 초보 연주자를 위한 편곡, 노후 악기 수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에 나섰다.
덕분에 2022년 2년 만에 작은 음악회를 여는데 성공했으며, 단원 유치활동을 통해 지난해에는 단원수가 25명까지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관악부가 다시 운영된다는 소식을 들은 아이들이 몰리면서 현재 단원수는 50명까지 늘어난 상태다.
하남초는 앞으로 정기연주회 개최, 지역사회 행사 참여, 교외 음악회 개최, 노후화된 관악기 수리 및 교체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광주시교육청도 예산 지원 등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하남초등학교 총동문회 백계철 회장은 “관악부 학생들이 대부분 1년차인데도 열심히 연습해 좋은 연주를 들려줘 대견하다”며 “우리 아이들이 문화예술을 즐기며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하남초등학교 최정훈 교장은 “아이들이 연주활동을 하며 학교생활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