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새벽 은영(가명·33) 씨의 기억에 지울 수 없는 상처가 새겨졌다. 그는 묵고 있던 모텔에서 황급히 뛰쳐나와 얼굴에 상처가 난 채로 모텔 직원에게 다급히 신고를 요청했다. 병원 검사 결과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은 은영 씨. 그날 새벽 그를 폭행한 범인의 정체는 충격적이었다. 바로 구독자 수 20만 명이 넘는 유명 유튜버이자 은영 씨의 남편인 박 모(35) 씨였다.
박 씨는 10여 년 전부터 한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BJ로 활동을 시작해 여행 유튜버로 인기를 얻었고, 동료 BJ들 사이에서도 유명 인사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그의 팬들은 "유튜브로 넘어오면서 여행 방송보다는 술 방송, 크루 방송 같은 걸 하다 보니까 자극적으로 변했다"며 "약간 '병맛 콘셉트'나 자극적인 방송을 해왔다"고 증언했다.
플랫폼을 옮기면서 자극적인 방송을 시작한 박 씨의 방송은 점차 기이하고 도발적인 악행으로 채워졌다. 방송 중 욕설과 성희롱 발언이 난무했고, 어린 여성 팬들과 자주 만나는 모습이 목격됐다. 그러다 지난 6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박 씨가 미성년자 의제 강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것이다. 방송에서 20세 초반이라고 소개했던 여자친구가 사실은 미성년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미성년자를 의제 강간한 혐의를 받은 박 씨는 결국 재판을 받게 됐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박 씨가 재판 전날까지도 죄책감 없이 웃으며 유튜브 방송을 이어갔다는 점이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이 그를 만나려 했을 때도 그는 "하아... 뭐가 궁금하신 건가", "이제 그만 얘기하겠다"며 불편한 기색을 보이며 자리를 피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박 씨는 재판 바로 전날까지도 자신의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웃으며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이어갔다. 그는 대체 왜 이런 악행을 공개적으로 해왔던 걸까.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이 이야기를 듣기 위해 만남을 요청했다. 박 씨는 갑작스러운 제작진의 요청에 당황한 기색을 보이더니 황급히 자리를 옮겼다. 그는 “하아… 뭐가 궁금하신 건가” “이제 그만 얘기하겠다”라고 말하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은 홈페이지에서 “지난달 19일 박 씨의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 등에 대한 1심 선고가 열렸는데, 박 씨는 재판 전날까지도 죄의식 없이 방송을 켰다. 그는 왜 이런 기행을 벌이는 것일까. 대체 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든 것일까”라고 말하며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했다.
‘궁금한 이야기 Y’가 밝힌 것처럼 박 씨는 가정폭력, 불법촬영 및 유포, 동물 학대에 이어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도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와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 13일 새벽 인천 미추홀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은영 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은영 씨 얼굴과 턱을 주먹으로 때려 전치 3주의 부상을 입혔다. 폭행 과정에서 아내 휴대전화를 빼앗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씨는 지난달 아내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뒤 이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혐의로도 입건됐다. 경찰이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 범죄 전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지난 8월 반려견을 발로 차 죽인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도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물론 이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건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다. 그는 13세였던 유튜브 시청자를 만나 중학생임을 알고도 약 2년간 동거하며 최소 34회에 걸쳐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