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 간 교류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한 러시아 유튜버가 촬영한 평양 시내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봉쇄 이후 베일에 싸였던 평양의 생생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영상이다.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평양으로 가는 비행'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 러시아 관광객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고려항공의 여객기 '일류신 Il-62M'을 타고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해 평양 시내를 둘러봤다.
관광객이 선택한 여행 상품은 항공권, 숙박, 식사, 관광이 포함된 4박 5일 일정으로 약 1378달러(한화 약 193만 원)였다.
영상에는 순안국제공항 내부 모습도 담겼다. 공항 내에는 기념품 가게와 전자제품 상점, 식당이 있지만 대부분 불이 꺼져 있고 텅 비어 있었다. 공항은 블라디보스토크, 베이징, 선양을 오가는 국제선만 운영 중이며, 이날 운항된 비행기는 단 2편이었다고 한다.
평양 거리는 선전 문구가 적힌 간판이 눈에 띄었다. "우리 국가제일주의시대", "백두산정신" 같은 문구가 적힌 간판이 거리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 다녔고, 차량 통행은 드물었다.
평양 시내에는 고층 아파트와 주상복합 건물이 자리 잡고 있었고, 식료품점에는 해외 맥주와 탄산음료가 진열돼 있었다. 독일제 승용차가 도로를 달리는 모습도 확인됐다.
특히 스마트폰 보급률이 눈에 띄었다. 거리에서는 스마트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보기술교류소' 간판이 자주 보였고, 시민들이 스마트폰으로 통화를 하며 걷는 모습도 흔히 관찰됐다.
북한 노점상도 주목받았다. 길거리에는 '청량음료'나 '빙수' 같은 간판이 걸린 노점상이 있었고, 그 앞에는 많은 시민들이 줄을 서 있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가 걸린 금수산태양궁전 앞에는 수백 명의 군중이 모여 집단 군무를 연습하고 있었다. 이는 북한에서 '무도회' 또는 '야회'로 불리는 행사의 일환으로 보인다.
북한은 코로나19 이후 국경을 엄격히 봉쇄하다가 지난해 8월부터 일부 개방했으며, 현재 관광은 러시아 국적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올해 1~9월 동안 양국을 오간 관광객은 5000명을 넘었고, 이에 따라 양국은 전세기 운항 횟수를 늘리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