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 귀신의 집 들어갔다 나오면 염증 35% 감소한다"

2024-11-21 15:48

"오락적 공포 체험이 면역 반응을 감소시킬 수 있다"

염증이 있는 사람이 유령의 집 같은 장소에서 자발적으로 공포 체험을 하면 염증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에버랜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에버랜드

지난 15일(현지시각) 덴마크 오르후스대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뇌, 행동 및 면역'을 통해 덴마크 바일레에 있는 오싹한 공포의 명소 ‘유령의 집’ 방문객 113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마크 M. 앤더슨 박사는 "이번 연구는 오락적 공포 체험이 면역 반응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것은 급성 스트레스가 염증 세포를 동원하고 면역 체계를 잠재적 외상이나 감염에 대비시키는 이전 동물 실험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공포와 급성 스트레스 반응은 아드레날린 시스템을 활성화시켜 '투쟁-도피 반응'을 유발한다. 만성 스트레스는 건강에 해로운 '낮은 수준의 염증'과 관련이 있지만, 선택한 공포 체험을 통한 단기 스트레스는 면역 체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113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약 51분 동안 공포 체험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벤트 동안 참가자들의 심박수를 모니터링하고, 리커트 척도(1-9)를 사용해 참가자들이 느끼는 공포 수준을 기록했다.

리커트 척도는 측정 대상과 관련된 다양한 문항들을 구성하고, 이에 대하여 응답자가 나타내는 호·불호, 동의·비동의의 수준을 측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공포 체험 전, 직후, 그리고 3일 후에 혈액 샘플을 채취해 두 가지 염증 마커를 측정했다. 두 가지 마커는 '고감도 C-반응성 단백질(hs-CRP)' 수준과 면역 세포 수였다.

연구팀은 hs-CRP 수준이 3 mg/L 이상인 경우를 '낮은 수준의 염증'으로 정의했다. 참가자 중 22명이 이벤트 전 혈액 검사에서 이 범주에 속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저수준 염증을 가진 참가자 중 약 82%(18명)가 공포 체험 후 3일 후 혈액 검사에서 hs-CRP 수준이 약 35% 감소했다. 면역과 관련된 총 백혈구 수와 림프구 수는 공포 체험 후 전반적으로 감소했으며, 평균적으로 정상 범위 내에 있었다.

서울대학교병원 건강증진센터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hs-CRP 수준이 3 mg/L 이상인 사람들은 1 mg/L 이하인 사람들에 비해 남성의 경우 암 발생 위험이 38% 높고, 여성의 경우 29% 높았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남성의 경우 61%, 여성의 경우 24% 높았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