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라” 동국대 교수 108명 시국선언문 발표 (전문)

2024-11-21 12:25

“이제 탄핵당하거나 하야하거나 둘 중 하나의 선택만이 남았다”

동국대학교 교수들이 21일 서울 중구 동국대에서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동국대학교 교수들이 21일 서울 중구 동국대에서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동국대학교 소속 교수들이 21일 서울 동국대학교 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교수들은 108명이 동의한 선언문에서 윤 대통령에게 스스로 물러나는 것만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행위라고 주장했다.

교수들은 윤 대통령의 지난 7일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 내용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교수들은 “대국민담화는 사과로 시작했지만 내용은 실망을 넘어 절망에 가까웠다”며 “의혹을 언론 탓으로 돌리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인권유린’과 ‘정치 선동’으로 규정한 발언은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심각한 경제적, 사회적 위기를 해결해야 할 대통령이 정작 선거 부정, 친일 논쟁, 주술 행위와 같은 논란으로 뉴스를 채우고 있다”면서 “휴대폰만 바꾸겠다는 식으로 국정 기조 전반에 대한 비판을 무시했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경기 침체, 출산율 급락, 기후 위기, 경제적 양극화와 같은 국가적 위기가 방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2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윤석열 정부가 벌인 정책 중 사회적 공감을 얻은 것이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일제 강제동원 해법, 의료 갈등, 감세 정책 등 논란이 된 사안을 하나하나 거론했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 역시 주요 비판 대상이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명품백 수수 의혹, 국정 개입 의혹 등 수많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더해졌다”고 지적하고 이를 방관하는 정부 태도를 비판했다.

교수들의 선언문은 “이런 대통령에게 더 이상 국가 운영을 맡길 수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교수들은 윤 대통령에게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행위”라고 촉구했다. 이어 “탄핵당하거나 하야하거나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다”며 스스로 물러남으로써 국민의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선언은 최근 잇따르는 전국 교수 사회의 시국선언 흐름과 맞물려 있다.

<동국대학교 교수 시국선언문 전문>

‘바꿀 것이 휴대폰밖에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물러나라

지난 11월 7일 윤석열 대통령은 그간의 여러 논란과 관련하여 대국민담화를 열고 우리 앞에 섰다. 두 시간여에 걸친 담화는 대통령의 사과로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은 실망을 넘어서 절망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동안 정부의 행보에 우려를 제기하며

여러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라 왔지만, 대통령은 전혀 국정 기조를 바꿀 마음이 없음을 확인했을 따름이다.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은 경기 침체, 출산율 급락, 기후 위기, 경제적 양극화 등으로 대표되는 큰 위기임을 모든 전문가가 경고하고 있다. 위기일수록 국민의 대표, 특히 대통령의 능력과 의지, 그리고 소통을 통해 힘을 모을 수 있는 통합의 노력이 요구되지만, 현재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이 중 어느 하나도 확인된 바 없으며, 오히려 해묵은 이념투쟁에 골몰하면서 한반도의 전쟁 위기마저 고조시키고 있다.

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돌고 있는 현재, 2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정부가 벌인 일 중 우리 사회의 폭넓은 공감을 얻은 것이 과연 무엇이었던가. 일제 강제 동원에 대한 해법, 의료 사태, 법인세 등의 감세 정책,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개입 의혹, 이태원 참사의 후속 조치 등 어떠한 일이라도 대화와 소통을 통해 제대로 해결된 문제가 있는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은 또 어떠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명품백 수수 사건, 국정 개입 의혹, 정치 브로커를 통한 여론 조작과 공천 개입 의혹 등은 단 하나도 해결되지 못하고 오히려 겹겹이 쌓여가고만 있지 않은가.

11월 7일의 대국민담화는 이러한 문제의 연장선이었다. 대통령은 현재 제기된 의혹을 일부 언론 탓으로 돌리는가 하면, 김건희 특검법은 ‘인권유린’, ‘반헌법적 정치 선동’이라고 강변한다. 그러면서 ‘국민을 위해’ 밤새 고심하고 일한다고 주장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어떤 국민을 위해 일하는가. 그가 하는 일은 대한민국 전체를 위한 일인가. 그는 도대체 누구에게, 무엇에 대해 사과한 것인가.

그러는 동안 대한민국의 위기는 지속적으로 악화될 뿐이다. 경기 침체, 출산율 급락, 기후 위기, 경제적 양극화 등에 대한 대책들은 논의의 대상조차 되지 못하고, 선거 부정, 친일 논쟁, 이념 논쟁, 심지어는 각종 주술행위들이 뉴스를 채우고 있다. 그러나

국정 기조 전반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대통령은 고작 휴대폰을 바꾸겠다는 식으로 응답했다. 게다가 회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는 속에 골프 연습을 시작했는데,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의 회동 대비책이라고도 한다. 너무도 엉뚱한 대응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대통령에게 더 이상 국가운영을 맡길 수 없다고 우리는 판단한다. 윤 대통령은 즉각 하야하기 바란다. 그에게는 이제 탄핵당하거나, 하야를 하거나의 선택만이 남았다. 부디 하야를 선택하여, 국민의 에너지와 시일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게 하길 바란다. 스스로 물러나는 것만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마지막 행위라 판단한다.

동국대학교 교수 108명 일동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