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축구 팬들이 충격에 빠졌다. 지난 1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C조 6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대표팀이 인도네시아에 0-2로 패하며 분노가 폭발했다. 이번 경기는 인도네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거둔 역사상 첫 승리로 기록되며 동남아시아 축구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경기 초반부터 인도네시아는 홈 관중의 열띤 응원 속에서 기세를 올렸다. 전반 32분 인도네시아의 핵심 미드필더 마르셀리노 페르디난은 사우디아라비아 수비진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강력한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사우디아라비아 골키퍼는 공의 궤적을 정확히 읽지 못하며 수비 조직력의 허점을 드러냈다.
후반전에도 인도네시아는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57분 마르셀리노가 다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아 추가골을 넣으며 점수 차를 벌렸다. 인도네시아의 역습 속도와 패스 연결 능력이 돋보였다. 반면 사우디는 경기 내내 공 점유율은 높였으나 공격 전개가 무기력했고, 골 결정력 부족과 수비진의 실책이 반복되며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후반 78분 인도네시아의 저스틴 퀸시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수적 우위를 잡았으나 이를 활용하지 못했다.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고, 인도네시아 관중은 역사적인 승리에 환호했다.
에르베 르나르 사우디아라비아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는 우리가 준비가 부족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수비와 공격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인도네시아는 경기 내내 더 나은 팀이었다"고 밝혔다.
신태용 인도네시아의 감독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그들은 오늘 축구를 통해 하나가 됐고 열정과 전략으로 승리했다"며 팀원들을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신태용 감독은 "이 승리는 단지 시작일 뿐이다. 우리는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축구 팬들은 충격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 매체 사커다이제스트 웹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축구 팬들은 소셜미디어에서 다음과 같은 비판을 쏟아내며 분노했다.
“너무 심하다.”
“눈 뜨고 못 볼 참상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축구의 부끄러운 패배.”
“완전히 쇠퇴했다.”
“마침내 팀이 붕괴됐다.”
“사우디아라비아에는 공격수가 없나."
”매우 안타깝다. 일본이나 한국처럼 대표팀에 명확한 축구 프로젝트가 있나? 답은 부정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패배로 승점 5점에 머물며 조 4위로 추락했다. 2위 일본과는 승점 10점 차이로 벌어져 본선 직행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더욱이 남은 일정에 일본과 호주 같은 강팀들과의 경기가 포함돼 있어 상황이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번 승리로 인도네시아는 3차 예선 첫 승을 기록하며 승점 6점으로 조 3위에 올랐다. 이는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인도네시아 축구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동남아 축구 관계자들은 신태용 감독의 전략적 리더십과 인도네시아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높이 평가하며 "동남아 축구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번 경기는 단순히 인도네시아의 승리로 끝나지 않았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엔 축구 강국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었고,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자신들의 한계를 명확히 깨닫게 하는 경고가 됐다.
인도네시아 팬들은 경기 종료 후에도 거리로 나와 승리를 자축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충격적인 패배를 계기로 팀을 재정비하고 남은 경기에서 반등을 도모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