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후 요요 현상이 찾아오는 이유는 우리 몸의 지방세포가 뚱뚱했던 자신에 대한 기억을 토대로 체중감량 시도에 저항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요요 현상은 일시적으로 감량한 체중이 다시 돌아오는 것을 말한다.
지난 18일 스위스 연방 공과대학교 취리히의 페르디난트 폰 마이엔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비만 수술 후 체중 감량 전후의 비만 환자의 지방 조직을 검사한 후 생물학적 기억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 지방 조직을 비만인 적이 없는 건강한 사람의 지방과 비교했다.
연구 결과, 비만 상태에 있던 지방 세포는 음식에 대한 반응이 달라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세포들은 영양소를 더 빨리 흡수하고 다른 세포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경향이 있었다.
마이엔 교수는 “초기 체중 감량 후 체중 유지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지방 세포가 이전의 비만 상태를 기억하고 이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라며 “이 기억은 세포가 당분이나 지방산에 더 빨리, 건강에 해로운 방식으로 반응하도록 준비시키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낳는다”고 설명했다.
생쥐 세포를 이용한 추가 연구에서는 생물학적 기억이 DNA나 DNA를 둘러싼 단백질의 화학적 변형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후성유전학적 변화는 유전자 활동과 대사를 변화시킨다.
연구팀은 "비만 상태였던 쥐가 고지방 식단을 섭취했을 때 다른 쥐보다 더 빠르게 체중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대사 변화가 체중 증가를 더 쉽게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에 과학자들은 지방 세포의 기억만이 비만의 원인은 아니며, 뇌 세포에도 유사한 기억이 존재해 동물의 음식 섭취량과 에너지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고 추측하고 있다.
논문을 검토한 독일 뤼베크대의 헨리에트 키르히너 교수는 “세포의 기억력이 다이어트 후 요요 현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 연구 결과”라며 “연구진은 비만이 오래 지속될수록 기억을 지우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명쾌히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다이어트나 위고비 등의 체중 감량 주사를 통해 체중을 줄인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중단하면 일반적으로 체중이 다시 증가한다.
영국 스완지 대학교의 비만 전문가 데이비드 벤튼은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100가지가 넘는다고 지적하며 "대부분의 다이어트는 실패한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다이어트가 실패하는 이유는 체중을 다시 늘리지 않기 위해서는 식단을 영구적으로 바꿔야 하기 때문"이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 문제를 일으킨 생활 방식으로 돌아가 결국 요요 현상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