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 수지에서 서울 강남까지 26km를 뛰어서 출근한 직장 여성이 화제다. 그런데 진짜 '광기'는 따로 있었다.
최근 유튜브 채널 '작심운동나래'에 올라온 A(여) 씨의 극한 도전기를 1인칭 시점으로 서술해 봤다.
어느 날 문득 집에서 회사까지 뛰어가면 얼마나 걸릴까 궁금했다. 내 집은 경기 용인 수지이고 회사는 서울 강남 삼성역인데 지도 앱으로 대략 26km 거리였다.
도보로 약 6시간 반이 걸린다고 나왔으니 뛰어서는 그 절반인 3시간 정도면 주파할 것 같았다.
"까짓 거 마라톤에 완주하는 직장인들도 있는데 뭐"
뛰어서 가보기로 했다. 단 누리꾼들에겐 '절대 따라 하지 말라'는 경고 문구를 띄웠다.
마라톤 복장을 장착한 나는 긴 여정이 될 테니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주고 출발~
초반에는 완전 여유만만했다. 날씨가 화창해서 길거리가 너무 예뻤고 아파트랑 다리들도 너무 익숙해서 편안하게 달렸다.
10km를 지나니 처음 보는 다리들이 나타났다. 무엇보다 목이 너무 말랐다.
물을 살까 했는데 다행히 식수대를 발견했다. 급수 해결~ 오아시스가 따로 없다.
노정의 절반 정도 지나니 갈림길이 보였다. 네이버 지도가 추천하는 대로 왼쪽으로 갔더니 갑자기 도로가 펼쳐지면서 뜻밖의 시티런(도심 한복판을 뛰는 행위)을 하게 됐다. 오른쪽으로 갈 걸 ㅠㅠ
18km쯤 뛰니까 배도 고파서 근처 편의점에서 빵과 이온음료를 샀다. 이거 너무 꿀맛이었다.
이제 강남에 입성했다. 7.6km 남았다. 저 멀리 롯데타워가 보인다. 너무 감격스러웠다.
그런데 몸이 힘드니까 '내가 왜 사서 고생을 하지' 싶었다.
어찌어찌해서 회사 도착!
팀원이 "당신은 미친 여자야"라고 말하면서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줬다.
총 3시간 18분 걸렸고 두 번은 못 할 것 같다.
영상을 접한 남성 누리꾼이 "대단하시다"며 "그런데 씻는 곳이랑 갈아입을 옷은 회사에 준비돼 있느냐"고 궁금해하자, A 씨는 "연차였다"며 "집에는 지하철 타고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다른 누리꾼은 "다들 회사에 뛰어가는 것 보다 연차에 회사 가는 걸 더 광기로 생각한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