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가 그를 인종차별한 동료 선수 로드리고 벤탄쿠르에게 내려진 징계에 이의를 제기했다.
토트넘은 지난 20일(이하 현지 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벤탄쿠르의 징계 기간에 이의신청을 했다"라고 밝혔다.
징계의 정당성은 인정하지만 수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구단의 입장이다.
앞서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지난 18일 성명을 통해 "벤탄쿠르가 부적절한 태도로 행동하거나 학대 또는 모욕적인 말을 사용해 경기의 평판을 나쁘게 함으로써 FA 규정을 위반했다"라며 7경기 출전 정지에 벌금 1만 파운드(약 1억 8000만 원) 징계를 내렸다.
협회가 이의신청을 받아들일지 따져볼 동안 벤탄쿠르의 출전 정지 징계는 유지될 예정이다.
벤탄쿠르가 토트넘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해 온 만큼 구단으로서는 사실상 그 없이 올해 남은 경기 일정을 소화하기는 무리다. 더군다나 토트넘은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현재 5승 1무 5패로 10위에 처져 반등이 시급한 상황이다.
게다가 당장 이번 주말 맨체스터 시티와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를 펼쳐야 하므로 부담이 큰 상황이다.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성 발언은 지난 6월 자국 방송 프로그램에서 사회자와 인터뷰를 하던 중 나왔다. 그는 손흥민의 유니폼을 부탁한 사회자에게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라며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며 웃음을 터뜨려 팬들의 공분을 샀다. 이는 동양인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인종차별적 발언이다.
벤탄쿠르는 팬들의 거센 비판을 이기지 못해 결국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하는 글을 올렸다. 손흥민도 이에 사과를 받아들였다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하지만 축구계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벌여 온 단체인 '킥잇아웃'이 해당 사건과 관련해 여러 제보를 토트넘 구단과 당국에 전달하며 논란이 확산하자 FA가 결국 직접 징계 절차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