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차량 테스트 도중 연구원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20일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이 합동으로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섰다.
사고는 지난 19일 오후 3시, 울산 북구 현대차 전동화품질사업부의 체임버에서 발생했다. 체임버는 온도와 습도를 제어해 차량 성능을 테스트하는 밀폐된 공간으로, 사고 당시 연구원 3명은 체임버에서 차량 주행 테스트와 공회전 테스트를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원 A 씨(45), B 씨(38), C 씨(26)가 실험 차량 운전석과 조수석, 뒷좌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이들은 모두 현대차 연구원이었으며, 2명은 현대차 남양연구소 소속, 1명은 협력업체 소속이었다.
경찰은 배기가스 배출 실패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이나 차량 내부 질소가스 유출 가능성을 사고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숨진 연구원들이 모두 차량 안에서 발견된 만큼 외부 배기가스 때문이 아니라 차량 내부에 질소 가스가 유입되면서 사고가 발생했을 거라는 추측이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현대차 측은 사고 직후 입장문을 통해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사고 원인을 조속히 규명하고 필요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겠다. 또 향후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현장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다른 생산 공정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