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20일 한때 9만 4000달러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이날부터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옵션거래가 시작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폭증한 결과로 분석된다.
사상 최고치 경신과 현재 시세
20일 오전 4시경 비트코인 가격은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 기준 9만4002달러까지 치솟으며 9만 4000달러를 돌파했다. 기존 최고 기록이었던 9만 3450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이후 다소 조정을 거쳐 오전 8시 50분에는 9만 285달러로 거래됐다. 이는 24시간 전보다 약 1.90% 오른 수치다.
현물 ETF 옵션거래 개시로 시장 기대감 증폭
이번 급등의 가장 큰 배경은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거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데 있다. 현물 ETF는 기관 투자자들이 직접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고도 간접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의 제도권 편입을 가속화하고 시장의 신뢰를 크게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도 비트코인 상승세에 기여한 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후 암호화폐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크게 늘었다. 특히 그가 소유한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DJT)가 암호화폐 거래소 백트(Bakkt)를 인수하려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시장의 관심이 더욱 집중됐다.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도 상승세 지속
이번 상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지정학적 불안이 커지면 전통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이 주목받고 비트코인은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은 금과 비슷한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식되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CNBC는 “암호화폐가 점차 장기적인 지정학적 헤지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2023년 초 미국 일부 지역 은행 시스템이 위기에 처했을 때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사례가 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며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돌파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전망하고 있다.
향후 10만 달러 돌파 가능성 높아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관 투자자들의 현물 ETF 활용 확대와 더불어 암호화폐를 둘러싼 지정학적·경제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시장의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는 조정 가능성이 있지만, ETF 도입으로 인해 장기적인 투자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암호화폐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높아 암호화폐 시장의 제도권 편입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마이크 맥글론은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 금보다 더 강력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상승세는 그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