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망할 줄 알았던 한국 드라마가 'OTT 1위' 넷플릭스 독주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넷플릭스 입장에선 그야말로 제대로 허를 찔렸다.
약 336억의 제작비가 들어간 해당 드라마는 동시간대 모든 채널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파란을 일으키며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넷플릭스를 당황하게 만든 한국 드라마는 지난 17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다.
tvN 드라마 '정년이'의 인기를 톡톡히 본 OTT 티빙은 최근 넷플릭스를 그야말로 턱밑까지 따라왔다.
통계 분석 플랙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10월) 기준 국내 OTT 앱 월간 사용자 수는 넷플릭스가 약 1191만 명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티빙은 약 810만 명을 기록해 넷플릭스를 맹추격하며 2위를 차지했다.
티빙의 810만 명 기록은 전년 동기(561만 명) 대비 44.2% 증가한 역대 가장 좋은 수치다. 1위인 넷플릭스와 격차도 지난해 같은 기간 698만 명에서 381만 명으로 절반 가까이 좁히게 됐다.
티빙과 다른 OTT의 차이도 더 벌어졌다. 지난달(10월) 기준 국내 OTT 앱 월간 사용자 수 3위는 쿠팡플레이(약 706만 명), 4위는 웨이브(421만 명), 5위는 디즈니플러스(약 248만 명)로 나타났다.
tvN에서 방영되고 OTT 티빙에서 공개된 드라마 정년이는 첫 회 시청률(닐슨코리아 집계) 4.8%로 출발했다. 이후 시청자들의 관심 속에 시청률이 점차 상승했다.
드라마 '정년이'는 17일 최종회에서 이른바 '마의 시청률'로 불리는 15%대의 벽을 뚫고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드라마 '정년이' 최종회의 시청률은 16.5%로 집계됐다. 이는 자체 최고 시청률로, 지상파를 포함해 모든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드라마 '정년이' 열풍과 관련해 헤럴드경제는 19일 보도에서 "'정년이'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눈물의 여왕' 등 히트 드라마 대부분을 넷플릭스에 공급해 왔지만 '정년이'는 의외로 디즈니플러스가 가져갔다. 업계에선 넷플릭스가 '정년이'에 대한 관심이 없어 디즈니플러스 보다 조건이 안 좋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년이'는) 넷플릭스가 추구하는 요즘 추세에 맞지 않은 여성 국극이 소재다. 제작비도 만만치 않다. 회당 28억 원, 총 336억 원의 비용이 들어갔다. 다른 드라마에 비해 편수가 12회로 적어 수익을 내기도 힘든 드라마다. 디즈니플러스를 제치고 한국 드라마를 독점하다시피 한 넷플릭스가 '정년이'에 한 방 맞은 격이다. 넷플릭스 독주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라고 덧붙였다.
드라마 '정년이'는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주요 배역을 여성이 맡은 여성 국극을 소재로 제작됐다. 드라마에서 남성 배우가 거의 등장하지 않을 정도였다. 이 드라마의 흥행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여성 국극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을 다시 높인 성과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