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면 바로 손가락 절단... 경기도 구피천에서 살벌한 동물이 잡혔다

2024-11-19 14:27

'열대어 천국' 구피천에 무슨 일이...

구피천에서 잡힌 늑대거북 / 홈다리 카페
구피천에서 잡힌 늑대거북 / 홈다리 카페
구피천에서 잡힌 늑대거북 / 홈다리 카페
구피천에서 잡힌 늑대거북 / 홈다리 카페

경기 이천시 부발읍에 위치한 구피천(본명: 죽당천)에서 외래종 늑대거북이 발견됐다.

구피천은 인근 공장에서 배출되는 온수로 인해 수온이 연중 20도 이상 유지돼 한겨울에도 열대어가 서식할 수 있을 정도로 환경이 독특하다. 이 때문에 열대어와 외래종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열대어인 구피를 흔히 볼 수 있어서 '구피천'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유명 유튜브 채널 ‘TV생물도감’의 제작진이 구피천에서 늑대거북을 잡았다는 인터넷 게시물을 발견하고 늑대거북을 포획하기 위해 급하게 구피천으로 향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네이버 카페 홈다리에 ‘구피천에서 늑대거북 발견’이란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온 바 있다. 글 작성자는 “구피천에 갔다가 50~60cm 되는 늑대거북을 발견했다”란 글과 함께 포획한 늑대거북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게재했다. 글쓴이가 내민 족대를 물려 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에서 늑대거북의 공격성을 확인할 수 있다.

북미 지역에 서식하는 늑대거북은 강력한 턱과 날카로운 이빨로 물고기, 양서류, 심지어 새와 작은 포유류까지 사냥할 수 있다. 공격성이 매우 강해 물리면 손가락 절단 등의 사고를 당할 수 있다.

늑대거북의 포식성은 토종 생물의 개체 수를 급격히 감소시킬 수 있어 생태계의 균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특히 늑대거북은 저온에도 적응해 일반 하천으로 흘러들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주변 하천 생태계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기에 제작진은 늑대거북 포획에 나섰다. 다만 제작진은 늑대거북을 발견하지 못해 포획하는 데는 실패했다.

‘TV생물도감’ 제작진은 구피천에서 늑대거북 외에도 여러 외래종을 발견했다. 뾰족달팽이, 안시, 시클리드 등도 서식하고 있어 구피천이 외래종이 번성하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제작진은 사람들이 수족관에서 기르던 생물을 무분별하게 방류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뾰족달팽이와 비파, 안시 등은 수족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물이다. 애완용으로 길러지다 하천에 방류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외래종은 번식력이 강해 빠르게 개체 수를 늘리며 토종 생물의 서식지를 잠식한다.

구피천의 외래종 문제는 단순히 특정 하천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늑대거북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경우 하천 생태계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TV생물도감 제작진은 구피천에서 늑대거북을 포획하는 데는 실패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