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지며 의령군 유곡면 세간리의 600년 된 은행나무가 황금빛으로 물들어 관람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곽재우 장군 생가 앞에 자리한 이 은행나무는 높이 24.5m, 둘레 10.3m로 우람한 자태를 자랑한다. 열매를 맺는 암나무로서 단풍철마다 장관을 이루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이 나무는 단순히 자연경관뿐만 아니라 독특한 전설도 품고 있다. 나무의 남쪽 가지에 있는 두 개의 돌기가 여인의 젖가슴과 닮아, 아이를 낳고 젖이 나오지 않는 산모가 찾아와 정성을 들이면 효험이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주민들은 이 나무와 함께 마을 어귀의 현고수와 뒷산의 참나무를 중심으로 풍요와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동신제를 열며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와 함께 의령군의 또 다른 곽재우 장군 관련 명소인 정암루 역시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정암루는 임진왜란 당시 곽재우 장군과 의병들의 승첩지를 기리기 위해 지어진 누각으로, 학운을 논하며 많은 선비와 가객들이 머물렀던 곳이다.
현재도 정암루에서 내려다보이는 정암철교와 솥바위의 풍경은 관광객들에게 잊지 못할 가을 추억을 선사한다.
의령군 관계자는 "600년 수령의 황금빛 은행나무 아래서 깊어가는 가을, 멋진 추억의 시간을 만들어 가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