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망의 직종인 약사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 시장판 호떡집 주인으로 전직한 별난 여성이 화제다. 그는 약사가 정년이 없는 꿀 직업이라는 건 오해라는 조언을 남겼다.
최근 구독자 20만명의 유튜브 채널 '머니멘터리'에 잘 나가던 강남 약국을 폐업하고 광장시장에서 호떡을 파는 특이한 여사장님이 소개됐다.
서울 강남 신사동 일대에서 22년간 약국을 경영했다는 전직 약사 양성심 사장이 전문직을 접고 자영업에 뛰어든 계기는 뜬금없게 들렸다.
"나이가 90 돼도 할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는 게 전직 사유였다. 그게 약사 아닌가?
"약사는 새로운 지식을 계속 습득해야 하고 업무 자체가 너무 많은 나이일 때는 하기가 위험할 수 있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강남에서 개인 약국을 20년 넘게 운영했으면 돈 많이 벌었겠다"는 유튜버의 말에 양 사장은 "그만큼 유지비도 많이 든다"고 털어놨다.
그는 "처음에 약국 오픈했을 때 많이 힘들었다. 처방전 위주의 약국을 제 나름의 스타일로 운영했는데 한동안 고전했다"며 "그러다가 일반적인 처방전도 있는 약국을 하며 조금 운영이 나아졌다. 하지만 바쁘면 그만큼 또 유지비용이 많이 나가고 사람도 많이 고용해야 했다"고 경영 애로를 돌아봤다.
이어 "약사라는 일을 좋아했지만, 개인적으로 불만도 많았던 것 같다. 뭔가 주관적인 일을 하고 싶은데 업무 자체가 다른 사람의 일들을 더블 체크하는 정도니까"라며 "나의 이런 크리에이티브한 능력이 발휘되지 않아 조금 재미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호떡의 길로 들어선 것은 우연이었다.
약국을 그만두고 우울증 아닌 우울증이 와서 '나는 뭘 해도 안 되나 보다' 실의에 빠져있던 차에 호떡으로 성공한 지인이 눈에 들어왔다고.
지인의 소개로 압구정에 작은 호떡 가게를 오픈한 양 사장은 약국을 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즐거움과 도전정신, 보람을 찾았다.
광장시장 진출 후 약 1년간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경험을 쌓은 현재는 빠른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고 한다.
양 사장은 "(약국과 달리) 요식업은 내가 뭔가 만들어낼 수 있고 좋은 목적을 갖고 쭉 버티면 '언젠가 누가 알아주겠지'하는 뚝심이 발휘될 수 있어 즐겁게 (그런 미래를) 기다리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