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강타하는 한류의 기원은 뭘까.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에 따르면 한류의 기원을 콕 집어 말할 수는 없겠지만 1997년 중국 관영방송 CCTV에서 방영된 MBC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가 큰 역할을 했다. 소위 K-푸드의 시작점도 드라마다. MBC 드라마 '대장금'을 보며 외국 팬들은 한국 음식의 진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주목을 끌며 한류를 만든 K-드라마는 이제 전 세계적 현상이 됐다. 한류의 일등공신은 K-드라마인 셈이다. 공식적으로 시청률 집계가 시작된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20편의 리스트를 소개한다. 이 20편은 단순한 인기 작품을 넘어 각 시대의 정서를 반영하고 드라마 산업의 성장을 상징하는 한국 대중문화의 중요한 발자취라고 할 수 있다.
KBS2에서 방영된 ‘첫사랑’은 1996년 주말 연속극으로 방송돼 65.8%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역대 1위를 차지했다. 이 드라마는 가난과 가족 간 갈등을 겪는 형제의 애틋한 사랑을 담았다. 최수종, 배용준, 이승연이 주연으로 열연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배용준의 스타덤을 확립한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시대를 초월한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2위는 MBC에서 1991년 방영된 ‘사랑이 뭐길래’다. 64.9%라는 시청률로 당시 사회의 가족관계를 생생하게 그렸다. 김혜자와 이순재가 세대 갈등과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열연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일상적 소재로 국민적 공감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3위에 오른 MBC의 ‘허준’은 1999년 방송돼 64.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광렬이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조선시대 명의 허준의 일대기를 다룬다. 의술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인간애를 결합한 스토리로 사극 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현대 드라마의 특성과 사극의 전통을 훌륭히 결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BS ‘모래시계’는 1995년 방영돼 64.5%의 시청률로 4위를 기록했다. 최민수, 고현정, 박상원이 출연한 이 작품은 민주화 운동과 조직 폭력배 세계를 배경으로 강렬한 서사와 탄탄한 연출이 돋보였다. 사회적 메시지와 개인적 비극이 절묘하게 결합돼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5위는 KBS1에서 방영된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이다. 2000년에 방송돼 60.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수종이 주연을 맡아 고려 건국의 역사를 중심으로 웅장한 서사를 그려내며 대하드라마의 전통을 이어갔다. 120부작이라는 대작임에도 흥미진진한 전개와 캐릭터들의 복잡한 갈등이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었다.
6위는 MBC의 ‘여명의 눈동자’다. 1992년 방영돼 58.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채시라와 최재성이 주연을 맡아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라는 비극적 역사 속에서 사랑과 생존을 다뤘다. 당시로서는 드문 해외 촬영과 대규모 제작비를 투입해 스케일을 키웠으며, 감정선을 섬세하게 담아낸 연출로 큰 찬사를 받았다.
7위를 차지한 MBC의 ‘보고 또 보고’는 1998년 방영돼 57.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박용하와 김지수가 출연해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해를 다룬 일일 연속극이다. 긴 호흡의 드라마임에도 지루함 없이 전개됐다. 특히 다층적인 가족 관계와 인간 심리를 세밀하게 표현한 대본이 호평받았다.
8위는 KBS2의 ‘하나뿐인 내편’이다. 2019년 방영돼 49.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수종과 유이가 출연해 비밀을 간직한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이 작품은 현대 가족 드라마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폭넓은 연령층의 사랑을 받았다.
KBS2의 ‘황금빛 내 인생’은 2018년 방영돼 45.1%의 시청률로 9위를 기록했다. 신혜선과 박시후가 출연해 현대 사회의 경제적 문제를 배경으로 여성의 성장과 가족 간의 갈등을 다뤘다. 실질적인 문제를 현실적으로 다룬 점에서 시청자들에게 높은 공감을 얻었다.
10위는 MBC의 ‘해를 품은 달’이다. 2012년 방영돼 42.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수현과 한가인이 출연한 이 로맨스 사극은 금지된 사랑과 권력 다툼을 그리며 아름다운 영상미와 감성적인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1위부터 20위에도 다양한 장르와 매력적인 작품들이 포함됐다. KBS2의 ‘태양의 후예’는 2016년 방영돼 38.8%의 시청률로 11위를 차지했다. 송중기와 송혜교의 케미가 돋보였다. SBS의 ‘펜트하우스’ 시리즈는 각각 29.2%, 28.8%의 시청률로 12위와 13위를 기록했다. 복잡한 갈등 구조와 강렬한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JTBC의 ‘부부의 세계’는 28.3%의 시청률로 14위를 기록했다. 결혼과 불륜을 둘러싼 치열한 심리전을 그렸다. SBS의 ‘별에서 온 그대’는 28.1%의 시청률로 15위를 차지했다. 판타지 로맨스 장르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이외에도 JTBC의 ‘재벌집 막내아들’, SBS의 ‘상속자들’, MBC의 ‘하얀 거짓말’, tvN의 ‘눈물의 여왕’, KBS2의 ‘구르미 그린 달빛’ 등이 각각 높은 시청률과 함께 화제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