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탑역 '흉기난동 예고글'을 게시한 작성자가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의 직원인 것으로 밝혀지며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협박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20대 남성 A 씨를 체포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사이트 홍보를 위해 협박 글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월, A 씨가 올린 협박 글에는 '야탑역에서 30명을 찌르고 죽인다'는 내용이 포함돼 대중에게 충격을 안겼다. 이 글이 SNS로 퍼지자 시민들의 불안이 커졌고, 경찰은 역 주변에 특공대와 장갑차를 배치하며 순찰을 강화했다. 특히 흉기난동이 예고된 지난 9월 23일에는 기동순찰대와 자율방범대 등 180여 명이 동원돼 시민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A 씨가 관리하는 문제의 C 커뮤니티는 지난 4월 서울에 사무실을 설립하고, 미국에 서버를 둔 익명 사이트로 알려졌다. A 씨는 이 사이트의 운영진으로 참여해 '익명성 보장'을 강조하며 IP와 신상 노출 걱정 없는 커뮤니티로 홍보해 왔다. 해당 커뮤니티는 현재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경찰은 사건 당시 C 커뮤니티 운영자 B 씨에게 협조를 요청했으나, B 씨는 "작성자의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며 사실상 협조를 거부했다. B 씨는 운영자조차 작성자의 신원을 파악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며 안전성을 주장했으나, 이후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경찰은 사이트 서버의 접속 IP를 확인했다. 그 결과, 지난달 29일 서울 사무실을 찾아가 B 씨 등 3명을 검거했다.
이어 추가 수사로 A 씨의 신원이 밝혀졌고, 지난 13일 오후 5시 50분쯤 서울 시내에서 체포됐다. A 씨와 B 씨는 대학 동창이자 업무 관계로 전해졌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이트 홍보를 위해 협박 글을 작성했다"고 진술했지만, B 씨 등의 사전 공모나 지시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