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한 게시물이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13일(이하 현지 시각) 오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피넛 더 스쿼럴(PNUT)' 코인이 전일 대비 무려 150% 이상 급등하며 2.04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불과 이틀 전 상장 당시 0.1047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20배 가까운 상승 폭이다.
이 같은 상승 폭은 머스크가 이날 X(구 트위터)에 "다람쥐와 밈코인이 미국을 구했다"는 글을 올린 후 이뤄졌다.
이 게시물은 즉각적으로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피넛 더 스쿼럴' 코인의 가격을 폭등시켰다.
피넛은 최근 미국 뉴욕주에서 한 남성이 7년간 키운 고아 다람쥐를 환경당국이 압수해 안락사시킨 사건의 다람쥐 이름이기도 하다.
이 사건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인 머스크는 X에 "정부가 도를 넘어 다람쥐를 납치하고 처형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다람쥐들을 구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해당 사건을 정치적인 이슈로 확장시켰다.
피넛 코인의 급등은 머스크의 영향력이 다시 한번 가상자산 시장에 강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머스크는 과거에도 밈코인인 도지코인(dogecoin)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며 가격을 급등시킨 바 있다.
이번에도 도지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24시간 거래대금이 4조 5000억 원에 달하며 여전히 강력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밈코인 열풍은 머스크의 게시물을 통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편 비트코인 또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발표한 친 가상자산 정책 공약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비트코인은 이날 9만 3000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 4월 비트코인 반감기와 1월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승인이 이뤄진 점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비트코인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제프 켄드릭 연구원은 비트코인이 12월 27일 옵션 만기일까지 10만 달러(약 1억 4000만 원)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으며,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에는 12만 5000달러(약 1억 7500만 원)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