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장에 '에어팟' 들고왔다 퇴실당한 수험생… 누리꾼들이 감독관 걱정하는 이유

2024-11-14 16:21

부정 행위자를 시험 '포기각서'로 봐줬는데…

2025학년도 수능이 실시된 14일 오전 서울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뉴스1
2025학년도 수능이 실시된 14일 오전 서울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뉴스1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4일 온라인에는 실수로 저지른 부정행위로 퇴실당한 안타까운 사연도 올라왔다. 그런데 누리꾼들은 수험생보다는 시험 감독관을 걱정했다. 무슨 일일까.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험생이 '수능 치다 쫓겨났다'는 하소연 글을 올렸다.

A 씨는 "(애플사 무선 이어폰) 에어팟을 (1교시 시작 전에) 내야 하는지 몰랐다"며 "수학 풀다가 너무 더워 윗옷을 벗다가 주머니에서 에어팟이 떨어졌다"고 사연을 소개했다.

사연자가 깜빡하고 수능 시험장에 후대한 에어팟. / 포모스
사연자가 깜빡하고 수능 시험장에 후대한 에어팟. / 포모스

그는 "습관이 무섭다. 시험 치다 일어나서 에어팟 주우러 돌아다녔다"며 "감독관이 깜짝 놀라 나 잡아서 복도로 끌고 갔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운 좋게 (감독관이) 그냥 시험 포기각서 쓰고 나가면 봐준다고 하더라"며 "진짜 울고 싶다. 어떡하냐"고 발을 동동 굴렀다.

A 씨는 "집 가는 중인데 학교에서 전화 와서 다시 방문하라고 하더라"며 "무섭다"고 고개를 떨궜다.

수능 시험장에 모든 종류의 전자기기는 반입이 금지된다. 휴대전화, 스마트워치, 디지털카메라, 전자사전, 전자계산기, 라디오 뿐만 아니라 블루투스 등 통신 기능이 있는 '에어팟' 등 무선 이어폰도 포함된다.

반입 금지 물품을 소지하고 시험실에 입실했다면 1교시 시작 전 감독관에게 반드시 반납해야 한다. 반입 금지 물품을 반납하지 않고 소지하다 적발되면 부정행위로 간주해 시험을 무효 처리한다

누리꾼들은 수험생에게 딱하다는 동정과 함께 경솔함을 탓했다. 수험생의 사실 폭로로 호의를 베푼 감독관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었다.

원칙대로라면 A 씨는 시험 포기 각서 작성이 아닌 부정 행위자로 처리된다. 부정 행위자는 당해 시험이 무효 처리될 뿐 아니라 다음 해까지 시험 응시 자격이 정지된다.

누리꾼들은 "감독관이 봐준 걸 온라인에 글을 올렸네", "민폐 끼치고 일이 커지게 됐다", "같은 반에서 시험 보던 애들이 신고하면 어떻게 되나" 등 반응을 보였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