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김재연의 '말춤' 동영상

2012-09-17 17:33

16일 통합진보당 임시 당대회에서 이정희 전 공동대표가 가수 싸이

16일 통합진보당 임시 당대회에서 이정희 전 공동대표가 가수 싸이의 '말춤'을 추는 모습입니다.

이 전 대표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킨텍스에서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당대회에 참석해,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개사한 '진보스타일'에 맞춰 춤을 췄습니다. 김재연 의원이 동참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 전 대표는 당 대회 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조선 백성들 해학은 그런 거였다. 웃다가 눈물 찔끔 떨구는. 우리 부모님들이 그러셨듯, 우리도 그렇게 살아간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래는 이 전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



울지 말 것. 박영재 당원 49재에서 다짐했습니다. 그동안 꾹꾹 눌러 참았지요. 그런데 오늘 참을 틈도 없이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당원 결의대회에서 본 한 여학생 때문에, 대학생 당원들 때문에 그랬습니다. 힘겹고 아팠던 기억 되살려내던 어둠이 끝나자, 학생당원들이 대회장을 꽉 채워 당의 로고송과 진보스타일 춤을 선보였습니다. 한 여학생이 제일 앞 줄에서 반짝이 옷을 입고 너무나 열심히, 정말 화려하고 멋진 춤을 췄어요. 그 모습을 보는데 계속 눈물이 났어요.

그 여학생의 남동생이 역시 학생당원인데, 며칠 전 당 사태로 구속됐다는 소식을 들었거든요. 동생을 감옥에 둔 누나 마음이 어떻겠어요. 그런데 활짝 웃으며 춤을 춥니다. 그렇게라도 힘내야만, 검찰이 통합진보당이라면 아무렇게나 밟아도 된다고 여기는 이 상황을 바꿔야만 동생 손 잡을 수 있다는 것 알기 때문에 그랬겠지요. 손 한 번 잡아볼 수 없는 곳, 아크릴 판을 사이에 놓고야 말할 수 있는 곳에 가족을 둔다는 것이 어떤 고통인지, 겪어보지 않으면 잘 모르지요.

많은 학생당원들이 반값등록금 집회했다고 구속되고 벌금 받고 수배당하며 힘든 상황을 견디고 있습니다. 그렇게 힘든데 춤을 추다니요. 우리 당이 아무 바람막이도 되지 못해 너무 미안한데 힘내자고 또 그렇게 열심히 춤을 추다니요.

젊은 학생당원들이 세상을 바꿔보려고 청춘들 아프지 않게 하려고 진보정당 키우겠다 결심하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아붓는지, 이것도 밖에서는 잘 모릅니다. 대학 안에서 활동하는 것은 기본이고 선거 때면 주민들 만나고 젊은이들 쫒아가서 이야기하고 힘든 뒷일은 다합니다. 심지어 길거리에서 춤까지 춥니다. 심지어. 그 춤이 장날 할머니 할아버지 마음을 녹이고 주민들 박수를 이끌어냈지요. 처음에는 궁금했지요. 왜 저렇게들 춤을 출까. 몇 년 지켜보니까, 그들에게 춤은 그 어려운 일을 다 해내는 사람들임을 확인하게 하는 상징이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춤을 보면서 계속 울다가, 끝까지 그러면 학생들에게 더 미안해질 것 같아서 꾹 참고 눈물을 닦았습니다. 그리고 같이 춤을 췄지요. 미안하다고, 힘 내자고, 웃으면서 춤을 췄지요.

사람이, 슬픈데 일부러 웃으려 애쓸 때 있잖아요. 웃는 모습에 마음 조금 놓으면서도 한편 안스러워 두고 두고 마음 아플 때 있잖아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웃으며 헤쳐가야지요. 그래야 헤쳐갈 힘도 나지요. 조선 백성들 해학은 그런 거였다면서요. 웃다가 눈물 찔끔 떨구는. 우리 부모님들이 그러셨듯, 우리도 그렇게 살아가네요.

우리 학생당원들, 서로 믿고 사랑하는 그대들 모습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세상의 기둥이 되어가는 그대들 덕분에 기운 차립니다. 이름 밝혀도 되지요? 수연씨, 우리 위원장님, 오늘 정말 멋지셨어요. 울어서 미안해요. 동생도 좋아할 거에요. 누나 멋지다고. 누나 최고라고.



home 원정환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