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생긴 것도 닮았다” 베놈 개봉 후 재조명된 영화

2018-10-04 10:50

영화 '베놈' 개봉 후 '업그레이드'와 유사하다는 평가
수위 더 높은 '업그레이드'가 더 낫다는 의견

영화 '업그레이드'가 영화 '베놈' 개봉을 계기로 재조명받고 있다.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영화 '베놈'이 개봉했다. 베놈은 만화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등장하는 캐릭터 '베놈'을 주인공을 내세운 영화다. 배우 톰 하디(Tom Hardy·41)가 연기한 평범한 기자 '에디 브록'이 '심비오트'라는 외계 기생 생물체 숙주이자 초인적인 힘을 지닌 존재 '베놈'이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베놈' 포스터
영화 '베놈' 포스터

'베놈'은 개봉 전 인기 마블 캐릭터를 주연으로 내세운 영화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막상 개봉 후 나온 반응은 기대에 비해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영화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베놈은 4일 현재 신선도 28%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평가 중 28%만이 좋은 평을 남겼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여러 평론가와 영화 팬들이 '베놈'과 매우 유사하면서도 더 낫다며 언급하는 영화가 있다.

영화 티켓 예매 사이트 '판당고' 편집장인 에릭 데이비스(Erik Davis)는 트위터에서 "'베놈'을 본 다음 '업그레이드'를 보길 강력히 추천한다. '업그레이드'도 무언가에게 몸을 빼앗긴 남자가 통제권을 놓고 씨름하는 이야기다. 다만 '업그레이드'는 더 잔인한 R 등급(17세 단독 관람 불가) 영화다. 주연 배우 로건 마샬 그린도 톰 하디와 기묘하게 닮았고, 짓궃은 유머 감각도 닮았다"고 했다.

영화 '업그레이드' 포스터
영화 '업그레이드' 포스터

'업그레이드'는 지난 9월 6일 개봉한 호주 영화다. 개봉에 앞서 지난 3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영화제에서 공개돼 좋은 평가를 받으며 관객상을 수상했다. 리 워넬(Leigh Whannell·41)이 감독을 맡았고, 배우 로건 마샬 그린(Logan Marshall-Green·41)이 주인공 그레이 트레이스를 연기했다.

'업그레이드'는 전신 마비가 된 주인공이 인공지능 두뇌를 장착하고 초인적인 힘을 얻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베놈'과는 인공지능 두뇌, 외계 생물체라는 소재만 다를 뿐 기본적인 이야기 구조가 비슷하다는 평가다. 두 영화 주연인 로건 마샬 그린과 톰 하디 생김새마저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왼쪽부터 톰 하디, 로건 마샬 그린 / Shutterstock
왼쪽부터 톰 하디, 로건 마샬 그린 / Shutterstock

미국 매체 LA타임스 영화 전문 기자 젠 야마토(Jen Yamato)도 지난 2일 트위터에서 "머릿 속 목소리와 싸우면서 자기 몸 통제권을 잃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톰 하디와 로건 마샬 그린이라는 기획으로 묶어서 같이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평론가 듀나도 베놈 시사 후 트위터에 남긴 단평에서 '업그레이드'와 유사성을 언급했다. 듀나는 '업그레이드'가 '베놈'보다 더 좋다는 의견도 밝혔다. 듀나는 "그 영화는 중저예산으로 가볍게 만든 영화인데 '베놈'보다 훨씬 좋다. 일단 끝까지 간다"고 말했다.

베놈 개봉 후 일부 팬들은 관람 등급이 PG-13(13세 이상 관람가)이라서 아쉽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에릭 데이비스가 '업그레이드'는 R 등급이라고 굳이 언급하며 비교한 것처럼, 소니가 영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무리하게 '베놈' 관람 등급을 낮춰 완성도가 떨어진 게 아니냐는 것이다.

영화 개봉 전 톰 하디가 인터뷰에서 30~40분에 달하는 삭제된 장면들이 있어 아쉽다고 밝힌 것도 등급에 대한 불만을 부추겼다. 그러나 '베놈' 제작자 아비 아라드는 "처음부터 R 등급은 고려하지 않았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베놈'과 '업그레이드'는 한국에서는 모두 15세 이상 관람가로 개봉했다.

home 권택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