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6일) 은퇴한 일본 국민가수가 '일본 국가' 제창 거부했던 이유

2018-09-17 21:40

오키나와 출신으로서 아무로 나미에가 보였던 행보가 재조명됐다.

아무로 나미에 페이스북
아무로 나미에 페이스북

일본 국민가수 아무로 나미에(安室奈美恵·40)가 지난 16일을 끝으로 은퇴한 가운데, 그가 과거 '기미가요' 제창을 거부했던 일이 재조명되고 있다.

아무로 나미에는 지난 16일을 기점으로 26년간 활동을 마무리했다. 은퇴를 하루 앞둔 지난 15일에는 고향인 오키나와 기노완시에서 은퇴 기념 콘서트를 열었다.

아무로 나미에가 고향인 오키나와에서 마지막 콘서트를 열었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SNS에서는 오키나와 출신으로서 아무로 나미에가 보였던 행보가 재조명됐다.

아무로 나미에는 1999년 아키히토(明仁·84) 일왕 즉위 10주년 기념 축하연에서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를 제창하지 않았다. 이듬해인 2000년 오키나와에서 열린 G8 정상회담에 참가해서도 기미가요 제창 때 침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장면은 TV에 고스란히 담겨 우익들이 아무로 나미에를 '매국노', '반일분자'라고 공격하는 빌미가 됐다. 아무로 나미에는 기미가요를 부르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배운 적이 없어서"라며 "몰라서 못 불렀다"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오키나와 출신이기 때문에 제국주의 상징인 '기미가요'를 고의로 거부한 것 아니냐고 지금도 추측하고 있다.

오키나와는 1879년 일본에 강제 병합되기 전까지만 해도 '류큐 왕국'이라는 별개 국가였다. 이 때문에 '일본 안 식민지'로 불리며 본토와의 차별도 존재한다. 태평양전쟁 당시에는 일본군에게 총알받이로 쓰이고, 집단자결을 강요받으며 오키나와 현민 12만명이 희생됐다.

그런 만큼 본토에 대한 오키나와인들 반감도 만만찮다. 일본으로부터 독립하자는 독립주의자들이 존재할 정도다.

아무로 나미에는 지난달 9일에는 전날 사망한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 오키나와현 지사를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가 우익들에게 또다시 '반일분자'라고 비난받았다. 오나가 다케시 지사는 오키나와현 미군기지 반대 운동을 주도한 인물이다.

기미가요는 1999년 정식으로 공포된 일본 국가다. 일왕을 찬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 일제시대 때부터 제창되었기 때문에 제국주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2014년에는 JTBC '비정상회담'에 기미가요가 배경음악으로 사용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home 권택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