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으로 네 모녀 중태에 빠뜨린 70대 운전자 구속

2018-09-14 18:10

“역주행을 하는지 몰랐다”

지난 7월 어머니와 세 딸이 탄 모닝을 들이받아 모두 중태에 빠뜨린 70대 역주행 운전자가 구속됐. 사진은 지난 7월 30일 밤 역주행 스포티지에 부딪쳐 휴지조각처럼 구겨진 모닝. / 이하 뉴스1
지난 7월 어머니와 세 딸이 탄 모닝을 들이받아 모두 중태에 빠뜨린 70대 역주행 운전자가 구속됐. 사진은 지난 7월 30일 밤 역주행 스포티지에 부딪쳐 휴지조각처럼 구겨진 모닝. / 이하 뉴스1

지난 7월 어머니와 세 딸이 탄 모닝을 들이받아 모두 중태에 빠뜨린 70대 역주행 운전자가 구속됐다.

창원지방법원 거창지원 황지원 판사는 14일 오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A씨(70)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황 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이날 심문에 참석한 피해자 측은 “강력한 처벌”을, A씨는 “선처”를 재판부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7월30일 밤 11시47분쯤 경남 합천군 신평교차로 인근에서 자신의 스포티지를 몰고 역주행을 하다가 정주행하던 모닝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모닝에 탑승한 어머니와 20대 딸 3명이 전신 골절을 입는 등 중태에 빠졌다. 특히 운전석 뒷좌석에 탔던 미혼의 셋째 딸은 머리를 심하게 다쳐 뇌수술을 받았으나 여전히 혼수상태다.

스포티지에 탄 A씨와 동승자는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지난 7월 30일 역주행 스포티지에 부딪쳐 휴지조각처럼 구겨져 버린 모닝 운전석 모습.
지난 7월 30일 역주행 스포티지에 부딪쳐 휴지조각처럼 구겨져 버린 모닝 운전석 모습.

경찰조사에서 A씨는 “역주행을 하는지 몰랐다”고 진술했다. 술은 마시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당시 2.1㎞를 역주행을 하면서 정주행하던 차량 2대를 스쳐 보내고, 목격자가 중앙분리대 반대편에서 나란히 쫓아가며 경적을 울리고 주의를 줬는데도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스포티지가 역주행한 도로에는 급브레이크 등으로 생기는 타이어 자국인 ‘스키드 마크’도 따로 없었다. 이 때문에 모닝과 정면충돌할 때까지도 계속 가속 페달을 밟아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비난을 샀다.

다만, 종이조각처럼 구겨진 모닝의 핸들이 오른쪽으로 확 꺾여있었다. 역주행 가해차량은 가속페달을 밟은 채 피해차량을 그대로 들이받았고, 피해차량은 사고 순간 사고를 피하기 위해 핸들을 꺾은 것이다.

이번 사고는 20대 세 딸이 휴가철을 맞아 어머니를 모시고 효도관광에 나섰다가 역주행 차량에 참변을 당해 세간의 공분을 샀다. 천재지변 같은 예측 불가능한 ‘날벼락’이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빠른 시일 내 A씨를 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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